충북지역 무상급식 시행을 놓고 도청과 교육청이 초·중·특수학교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합의를 했으나 고교 무상급식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 이재영 정책기획관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초·중·특수학교 무상급식은 민선 6기처럼 자치단체가 식품비의 75.7%를 부담하는 방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내년 예산안에 초·중·특수학교 무상급식비로 도교육청 요구 금액보다 14억원 가량 적은 150억원을 편성했으나 학생 수 변경 등을 고려, 추경 등을 통해 예산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어서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교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는 도청과 교육청, 양측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내년부터 고교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고 비용 분담은 현행 방식을 적용하길 바라고 있다. 이에 반해 도의 생각은 다르다. 자치단체 재정상황 등을 고려해 고교 무상급식은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식품비도 절반씩 부담하자는 것.

이재영 충청북도 정책기획관은 "정부의 무상교육 실시와 같이 해 학년별, 지역별 등 단계별로 할지, 무상급식의 주체인 교육청과 지원기관인 도가 어떻게 분담비율을 나눌지 등을 시군 의견을 최대한 고려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정책기획관은 "고교 무상급식은 의무교육 대상인 초·중학교와 다른 사안으로 자치단체의 어려운 재정 여건, 정부의 무상교육 시행 방안, 시·군 의견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는 또 친환경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도 교육청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 정책기획관은 "확대 필요성이 있는 친환경 급식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내년도 친환경 급식비로 올해보다 28억원 늘린 168억원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간단치 않다. 도청은 자치단체가 모두 부담하는 친환경 농산물 급식비도 도교육청과 나눠내길 바라고 있지만 교육청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영 정책기획관은 "교육청도 친환경 급식비의 일정 부분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도는 내년도 예산안을 수정할 수 있는 다음달 초까지 도교육청과 협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고교 무상급식이 차질없이 추진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 2016년 충북 무상급식 실시 합의서명 장면-충청북도 공보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