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김하늘(44·사법연수원 22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제안하고 일선 법관 168명이 서명해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제출했던 ‘사법부가 한미 FTA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구해야 한다’는 건의문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정부가 오는 3월 15일 한미FTA 발효 일정을 확정한 것과 관련 법관들의 FTA 연구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 되고 있다.

대법원은 26일 법원 내 연구모임인 국제거래법연구회가 홈페이지에 ‘FTA와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조항’을 연구하는 게시판을 개설한 뒤 관련 연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일선 부장판사들의 이 같은 제안에 대법원은 국제거래법연구회 내 설치를 제안했고, 김하늘 부장판사 역시 댓글을 통해 수용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회는 법원 내부통신망에 이 같은 소식을 알리며 일선 판사들의 관심과 의견개진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연구팀 구성을 건의한 판사들에게는 별도의 이메일을 보냈다.

국제거래법연구회는 국제거래와 관련된 조약, 중재, 통상법 등을 연구하는 법원내 14개 공식 연구모임 중 하나로, 대법원은 앞서 이곳에 FTA 연구를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이로써 대법원은 법원행정처 산하 직속 연구팀을 설치하는 부담을 줄이면서도 나름대로 일선 판사들의 요구를 수용해 추가 집단행동을 차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본격적인 논의는 법원 내 인사이동이 마무리되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게시판에는 법무부와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ISD 조항에 대해 연구한 자료 등이 게시된 상태다.

그러나 한미FTA 발효가 3월 15일로 확정된 것과 관련, 과연 법관들의 FTA 연구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 되고 있다.

국제거래법 연구회는 연구과정에 기존 연구회 회원뿐 아니라 관심있는 법관들이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