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닷컴
오피니언백혜숙 도농상생이야기
'잡초의 공을 기리는 제막식에 다녀와서'백혜숙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친환경도시농업 전문위원
한기자 발행인  |  mfood119@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8.28  10:40:49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Kakao Kakaostory 네이버밴드

 

백혜숙 필자는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직접 생산자는 아니지만, 식량자급률이 3%로 떨어진 지금 시대에 자급률을 높이는 생산구조로 농업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꼭 합의를 구해야 하는 소비자영역에서의 공동생산자입니다.


쌀을 제외한 식량자급률이
3%라고 하는 것은 3%만 빼고 97%가 외국농축산물이란 뜻이며, 이는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속성 상 값싼 저질 식재료의 범람을 뜻합니다.

지난 2009년 광우병 시위는 지난 시기 쌓여왔던 먹거리에 대한 불안을 국민들이 제기하며, 직접 농업의 한 주체로 나선 사건이었습니다.

농촌안에 머물러 있었던 농업문제가 밖으로 터져 나온 것입니다.
농업문제가 먹거리 위협으로 닥치면서 국민들이 나서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이해당사자가 되버린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환경을 위해 일찌감치 먹거리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백혜숙씨는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아이들의 정서 발달을 위해 텃밭보급운동과 커피찌꺼기 퇴비화 사업, 청년도시농업팀 동구밭 지원, 도시농업분야 사회적경제조직 컨설팅,서울도시농업박람회(5,6) 총감독 수행 등 도시에서 농업의 가치를 전파하는 일을 수행해왔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친환경도시농업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아침밥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식량닷컴은 백혜숙의 도농상생이야기코너를 신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

'잡초의 공을 기리는 제막식에 다녀와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친환경도시농업 전문위원 백혜숙

처서 다음 날 8월 24일 오전 8시에 잡초 공적비 제막식 및 유기농부 이해극 출판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청옥산 육백마지기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육백마지기’는 강원도 평창군과 정선읍에 걸쳐있는 해발 약 1,250미터 청옥산 정상에 있는 평원이름으로 평지가 드문 강원도 산골에서 그 면적이 볍씨 6백 말을 뿌릴 수 있는 곳이라 해서 육백마지기로 불리는 곳이다. 볍씨 한 말은 한 마지기를 뿌릴 수 있다고 한다.

논 한 마지기는 200평이니 12,000평의 평원이 펼쳐져 있는 셈이다.

이날은 비바람이 불다가 어느새 햇볕이 내리 쬐는 변화무쌍하고 초겨울의 쌀쌀한 기온이었지만 이해극 선생님의 해맑은 모습과 유기농 열정에 매료되어 모두가 기념식 내내 정겹고 훈훈한 모습들이었다.

이해극 선생님은 45년 유기농 농사를 기록한 <미련해서 행복한 농부> 자서전을 쓰셨다. 선생님은 “악조건에서도 농촌을 믿으며 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농가에서는 잡초와의 전쟁을 한다는데 잡초의 공적을 기리는 공적비를 세운다는 점이었다.

잡초 제막식을 하게 된 이유를 들어보니 “잡초는 박멸해야할 범죄 대상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온전한 토양을 물려 주기 위해서는 잡초와 공존하는 농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함”이라고 한다.

잡초 공적비에는 ‘태초에 이 땅에 주인으로 태어나 잡초라는 이름으로 짓밟히고, 뽑혀져도 그 끈질긴 생명력으로 생채기 난 흙을 품고 보듬어 생명에 터전을 치유하는 위대함을 기리고자 이 비를 세우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올해에는 가뭄으로 더욱 악조건이었던 육백마지기의 무 밭을 둘러보았다. 잎사귀의 많은 부분을 벌레가 먹어 버렸지만 살아남은 잎들은 튼실하고 짱짱하게 풀들과 나란히 공존하고 있었다.

무 맛은 달고 시원한 정도가 아니라 말로 형용하지 못할 정도로 꽉 들어찬 무아지경(無我之境)의 맛으로, 한 번 맛을 보면 다른 무는 못 먹는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잡초가 있기에 땅이 살고 작물도 살고 사람도 사는 공존공영(共存共榮)의 현장이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해극 선생님의 <미련해서 행복한 농부> 자서전을 훑어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필자 눈을 사로잡았다.

“일선 농가를 힘들게 하는 것은 농사짓는 일이 아니라 농산물 가격의 폭락과 폭등”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유통회사와의 공동체적 관계와 생산과정에서의 절약을 꼽고 있다.

“경매시장의 불특정한 도매상과 가장 큰 차이점은 생산농가와 유통회사는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맺어져 이기적 갈등을 초월하여 공존공영관계를 유지하는 공동체”라며 “육백마지기 농장이 안정적 생산과 적정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확실한 이유는 자연과 공존하는 농업과 기계화로 생산비를 최소화하는 절약형 농사를 짓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이해극 선생님께서 글과 말로 전하고자 한 커다란 가치는 ‘공존공영관계 확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존공영관계는 신뢰관계로서 사회적자본이다. ‘신뢰자본’이 풍부한 나라는 국민 삶의 질이 꾸준하게 높아진다고 한다. 미국의 신경제학자 폴 자크는 국가경제를 좌우하는 변수는 ‘신뢰’라고 단언한다. 

 

 

 청옥산 육백마지기 생태농장 유기농부 '이해극'씨의 잡초의 공을 기리는 비

 

 

 

 오른쪽 첫번째 백혜숙 위원과 오른쪽 두번째 유기농부 '이해극'씨


 

 

< 저작권자 © 식량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한기자 발행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네이버밴드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Kakao Kakaostory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공지사항
제호명(매체명) : 식량닷컴(인터넷신문)  |  등록일 : 2012년 1월 26일  |  발행일 : 2012년 3월 1일  |  발행처 : 주식회사 식량닷컴
<본사>(10016)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대서명로 67-20  |  <서울사무소>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62길 9 산림비전센터 11층 1103호
전화 : 02-761-1448  |  팩스 : 02-761-1449  |  메일 : mfood119@hanmail.net
등록번호: 137-86-32185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경기 아 50341  |  대표이사/발행인 : 한기자  |  편집인 : 한기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기자
구독료 : 1만원/월(12만원/년)  |  구독료·광고비 : 주식회사 식량닷컴 355-0023-2307-53 (농협)  |  제보 및 구독 문의 : 010-5285-7951(이종원)
이사 : 한기자 김원봉 민동욱 박종아 안병권 이원영 정근우 정기환 정승모 정명옥 허헌중 | 감사 : 이래철 장성자
Copyright © 2012 식량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food11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