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에서 4·11 총선 선거구를 획정하면서 농촌지역구 2개 줄어든 것과 관련 해당지역 주민들과 후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통폐합 지역인 남해·하동지역 주민 200여 명이 서울 상경투쟁을 벌였고, 박춘식 선거구지키기 남해집행위원장은 “농어촌지역을 말살하려는 정치권의 행태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농어촌지역과 연대해 다시 선거구를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조유행 하동군수도 페이스북에 “허탈한 마음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남해·하동, 구례·곡성·담양 등 농어촌 주민들의 절규를 외면한 채 국회는 의원정수를 1명 늘리면서 농어촌 선거구 2개를 줄여 도시에 보탰습니다. 합법선거구를 줄이는 당리당략적 결과에 울분만 치솟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소위원회에서 선거구 획정에 항의하다 경위들에 의해 쫓겨난 남해·하동 지역구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은 “지역구를 지키려고 몸으로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전 aT사장으로 지난 20일 남해·하동 지역구에 출마선언을 한 하영제 후보도 예상치 못한 결과에 허탈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과 남해·하동 선거구 통합을 강력하게 반대해 온 강기갑(진보통합당) 예비후보 측은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선거구를 통합한 것에 대해 정말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4·11 총선에 한해 의석 수를 현행보다 1석 늘리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세종시, 경기 파주, 강원 원주에서 1석씩 모두 3석이 늘어나고, 경남 남해·하동과 전남 담양·곡성·구례 지역이 통폐합 되면서 2석이 줄어 기존의 299석에서 1석이 늘어난 300석이 됐다.

이에 따라 전체 지역구 수는 245석에서 246석으로 증가하고, 비례대표는 54석으로 현행대로 유지되게 된다.

경기 이천시·여주군 지역구 가운데 여주군을 양평군·가평군 지역구와 합치도록 했고,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과 마북동은 처인구에, 수지구 상현2동은 기흥구에 편입했다. 또 충남 천안시을의 서북구 쌍용2동을 천안시갑으로,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을 팔달구에 편입했다.

당초 지난해 11월 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는 19대 총선에서 천안을 비롯해 8곳의 선거구를 분할하고, 5곳을 통합하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획정안을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제출했지만 여야간 이견으로 정개특위는 공전을 거듭했다.

양당의 입장차가 첨예하게 엇갈리자 중앙선관위는 21일 총선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이번 총선에 한해 국회의원 수를 현재의 299석보다 1석 많은 300석으로 늘리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뒤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