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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중단사태와 나라다운 나라
김규태 식량닷컴 푸드플랜연구소 부소장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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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06  06: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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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태 식량닷컴 푸드플랜연구소 부소장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지자체(학교급식지원센터), 학교를 믿고 계약재배한 친환경 농민과 김치·수산물·가공품 등의 공동구매 선정 업체들이 약속된 식재료를 납품하지 못하면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학교급식 계약재배에 참여하는 친환경 농민들은 길게는 1년 전부터 작부 계획을 세워야 하고, 농사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출하량이 부족하게 되면 계약 불이행으로 불이익을 받아 다음 학기 출하량이 감소된다.

농산물 외 김치, 수산물, 가공품 등은 주로 지자체(학교급식지원센터)와 교육지원청, 학교 영양(교)사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공동구매 납품 업체를 선발한다.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서류평가, 현장평가, 프리젠테이션, 품평회 등의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선발되며, 선발된 이후에도 가격 협상을 통해 약속된 가격으로 납품해야 하고, 지자체와 학교에서 불시에 실시하는 모니터링단의 점검도 받아야 하는데, 모니터링 과정에서 적발되거나 약속한 가격 조건을 어기면 곧바로 퇴출된다.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웬만한 업체들은 학교급식에 참여 하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학교급식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그 만큼 식재료 관리를 최 고급으로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학교급식 관계자들이 일궈 온 성과인 것이다.

그러나 좋은 식재료를 발굴했다고 학교급식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학교급식은 생산자(농민,김치·수산물·가공품업체), 전처리업체, 학교급식유통센터(안전성검사, 소분), 배송업체, 영양(교)사, 조리사 등 학교급식에 참여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진다. 학교급식지원센터는 단순한 식재료 공급센터가 아닌 이러한 학교급식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전문 조직이다.

이들 중 어느 한 주체라도 빠질 경우 학교급식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물며 학교급식이 통째로 중단될 경우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엄격하게 관리된 수 많은 식재료들이 폐기되고, 수 많은 시설과 인력들이 올 스톱 되는 엄청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코로나-19로 3월 개학이 연기되면서 이러한 학교급식의 모든 과정이 실제로 중단됐다.

학교급식 중단이 장기화 되면서 학교급식지원센터 관계자들이 나서서 중단된 학교급식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학교급식 예산은 이미 편성된 예산이기 때문에 예산 편성을 위한 특별한 과정 없이도 마음만 먹으면 곧바로 집행할 수 있다며 관계기관 설득에 나섰다.

학교급식지원센터 관계자들은 학교급식의 모든 주체들이 참여해 학교에 식재료를 공급하면 학교에서 조리 대신 꾸러미를 만들어 가정 배송을 한다는 것이었다. 꾸러미의 가정 배송도 택배 회사가 아닌 학교 배송업체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급식 시스템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학교급식지원센터 관계자들의 노력은 기초지자체와 광역 지자체를 움직이도록 했고, 급기야는 중앙정부로 하여금 무상급식 예산으로 농산물 꾸러미 가정 배송 사업을 결정 하기에 이르렀다. 비록 정부의 결정이 농산물에 한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학교급식 주무 부서인 교육부가 농산물 꾸러미도 급식의 일환이라는 학교급식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5월 6일부터 생활방역 단계로 접어들게 됐다. 이와 함께 단계적으로 개학이 이루어지면서 하나씩 제 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개학이 된다고 모든 것이 당장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학교급식의 모든 참여 주체들이 커다란 내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미 식재료 원물 대금과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상당 수의 학교급식 업체들이 폐업을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 남은 업체들 또한 정상일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교한 학교급식 시스템은 20여년 가까이 온갖 논란과 시련을 겪으며 정립된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성과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 대처가 세계인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정교한 학교급식 시스템 또한 진일보한 교육과정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 국민이 참여해 만들어 낸 교육 민주화와 학교급식운동의 결정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학교급식 역사와 시스템이 코로나-19로 훼손되지 않고 보다 더 탄탄한 시스템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또 다른 코로나-19도 이겨낼 수 있는 학교급식 항체가 형성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나라다운 나라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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