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름 이슈보고서 10월 세번째>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의 필요성과 방안
“박정희 군사독재가 국가통제하에 빼앗고, 이명박 정부가 후퇴시킨 농협민주주의
이제 농민조합원 직접투표로 농협민주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호중 녀름 연구기획팀장

[목 차]

1. 12월에 일어날 두가지 변화
2. 농협의 구조 및 선거제도
3. 농협 선거제도의 변천과정
4. 농협중앙회의 주요 문제점
5.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의 필요성
6. 중앙회장 직선제 시행방안 및　실현경로

1. 12월에 일어날 두가지 변화 (18대 대선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 2012년 12월 제18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가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것임.

- 새정부에게는 식량위기시대 먹거리불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과 먹거리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놓여 있음.

○ 또한 2012년 12월 1일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됨으로서 한국 협동조합운동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임.

- 여러 가지 우려되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5명 이상이면 누구나 어떤 분야에서나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됨으로써 사회적 목적과 자발성에 근거한 사회적 경제를 우리나라에 뿌리내리는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됨.

○ 새로운 정권의 탄생과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이라는 두가지 변화는 농협개혁에 대한 요구가 더욱 강화되는 계기와 조건을 만들게 될 것임.

- 이는 농협개혁없이 식량위기, 먹거리불안 문제의 해결이 요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며, 협동조합기본법시대에 걸맞는 협동조합운동의 활성화도 어렵기 때문임.

○ 하지만 현재까지 그 어떤 대통령후보도 농협개혁을 공약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음. 따라서 이번호에서는 차기정부가 농협개혁을 반드시 이루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농협중앙회장 직선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함을 주장하고자 함.

2. 농협의 구조 및 선거제도

○ 농협은 크게 회원조합과 중앙회의 2단계 구조로 이루어져 있음.

- 회원조합은 전국 240여만명의 농민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개별 조합이 독립법인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음.

- 또한 중앙회는 전국 1,178개(2011년)의 회원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회원조합은 지역조합(지역농협, 지역축협)과 품목조합(품목농협, 품목축협, 인삼협)으로 구성되어 있음.

○ 현행 중앙회장과 조합장 선거방식

- 중앙회장은 전국 1,178명의 회원조합장 중에서 선출된 288명의 대의원조합장이 농협중앙회 대의원회를 개최하여 선출하고 있음.

- 회원조합장은 개별조합별로 조합원의 직접투표를 통해 선출하고 있음.

[그림 ] 농협중앙회 구조 및 선거방식

3. 농협 선거제도의 변천과정

○ 현재 농협의 모습이 법적으로 정립된 것은 1961년 박정희 군사독재하의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입법한 농협법 제정에 따른 것이었음.

- 동법은 협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 등 7대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였는데, 회원조합장을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농협중앙회장이 임명하고 중앙회장은 장관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였음.

- 한국농협이 국가통제형으로 출발한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언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음.

○ 1970년대부터 시작된 농협민주화운동과 1987년 사회민주화 열기 속에 농협법 제정 27년만인 1988년 드디어 농협민주주의가 제도화되었음.

- 중앙회장은 회원조합장의 직접투표에 의해 선출하고 회원조합장은 조합원 직접투표로 선출하게 된 것임.

- 1972년 한국가톨릭농민회 대의원총회로부터 시작된 전국적 농협 민주화운동은 1980년 ‘민주농정 실현을 위한 전국농민대회’, 1983년 조합장 직선제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으로 이어졌고, 1987년 대통령 선거와 198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야 각 정당의 공약으로 채택되었으며 그 결과 1988년 농협법이 개정되기에 이르렀음.

○ 하지만 2009년 이명박 정부에 의해 중앙회장 선거는 소수의 대의원조합장이 선출하는 간선제로 개악되었음.

- 2011년 현재 1,178개 회원조합중 대의원조합은 288개(24.5%)에 불과함.

[표] 농협 선거제도의 변화

4. 농협중앙회의 주요문제점 (개혁의 필요성)

① 회원조합위에 군림하는 중앙회의 독점적 지위는 전세계 유일무이

- 중앙회는 신용사업, 경제사업, 정부사업대행, 회원조합감독, 무이자자금지원 등을 통해 지역조합위에 군림하며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

- 중앙회가 사업적 기능뿐만 아니라 운동적 기능까지 모두 독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경우는 전세계 유일무이한 경우이며, 이에 따라 철저히 하향식 조직구조를 나타내고 있음.

② 지역조합 지원이 아니라 자체이익 극대화

- 조합원이 설립한 지역조합을 지원하고 협동조합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을 우선해야 할 중앙회가 본연의 역할은 소홀한 채 오히려 자체의 이익 확대에 혈안이 되어 농협개혁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

③ 경제사업은 뒷전

-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동시에 수행하다보니 전문성은 떨어지고 손쉬운 은행사업에 매몰됨에 따라 조합원을 위한 농산물 생산, 가공, 유통, 판매 등 경제사업은 뒷전으로 전락해왔음.

- 실제로 전체임직원의 70%이상이 신용사업부문 직원이며, 대부분의 순이익은 신용사업에서 거두고 있고, 경제사업은 만성적자 구조임.

④ 조합원이 아니라 임직원을 위한 조직

- 농민조합원의 경제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지난해 농가 평균소득은 3015만원 농가부채는 2603만원에 달하며, 최저생계비이하 농가의 비중이 23.7%로 심각하고, 년간 농산물 판매액이 천만원(월83만원)도 안되는 농가의 비중이 67.9%에 달하고 있음.

-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은 쇠락해가고 있지만 농협 임직원들은 날로 번성하고 있는데 농협중앙회장 연봉 12억6천만원, 중앙회 임직원중 억대 연봉자 2천334명(전체 직원의 12.2%), 평균연봉 7천만원, 사외이사 1인당 8600만원 등 돈잔치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의 상황임.

⑤ 협동조합의 운동적 기능에 소홀

- 교육, 조사, 감독, 대정부 농정활동 등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관련된 운동적 기능에는 소홀한데, 이는 은행금융사업, 경제사업 등 사업적 기능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임.

- 이는 중앙회를 운동적 기능을 전담하는 조직체로 개편하고 사업적기능은 경제사업연합회와 신용사업연합회로 분리 시행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함.

5.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의 필요성

① 농업농촌회생의 절반은 농협개혁으로 가능

- 종자, 비료, 기름 등 농자재, 농기계, 가공판매유통, 대출, 마트 등 농협의 사업은 농민의 모든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음.

- 특히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농산물 생산과 판매유통개혁을 통한 농가소득보장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농협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음.

②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 가격안정을 위해서도 농협개혁은 필수

- 식량위기가 심각해지고 농산물 가격폭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농민이 농산물을 제값 받고 국민이 안정된 가격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는 농협의 역할이 절대적임.

- 전국 모든 면단위에 설립되어 있는 농협이 생산자 농민과 계약재배를 통해 보다 계획적으로 생산하고 품목별 연합회를 통해 수급조절 출하조절을 하게되면 가격폭등락을 방지하고 안정적 공급이 가능할 것임.

③ 중앙회장 직선제는 농협개혁의 유력한 방안

- 김영삼 정부 이후 매 정권때마다 농협개혁의 목소리는 높았으나 용두사미로 끝난 가장 큰 이유는 개혁의 대상이었던 경영진이 조합원의 무관심 속에 개혁의 요구를 회피하고 자신의 이해와 요구를 관철해온데 따른 것이라 할 수 있음.

- 이같은 조합원의 무관심과 참여 부족의 중요한 원인중 하나는 한국 농협이 국가통제형 관제조합으로 설립된 태생적 한계로 인해 조합원의 능동적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임.

- 따라서 조합원의 직접 참여를 통해 농협중앙회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기본제도라고 할 수 있는 직접선거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함.

④ 직선제외에 조합원이 중앙회에 참여할 기회 봉쇄

- 현재 288명의 대의원조합장들이 총회에서 중앙회장을 선출하고 있지만 대의원조합장들은 중앙회의 사실상 관리대상이며 각종 자금지원 등으로 혜택을 누리고 있어 대의원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한지 오래되었음.

- 또한 1988년부터 2008년까지 시행되었던 회원조합장 전체의 직접투표를 통한 선출제도 역시 농협개혁을 실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는데 선출된 세명의 중앙회장이 모두 비리혐의로 구속되었다는 사실에서 잘 알 수 있음.

- 따라서 농협개혁에 대한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가 대의원 조합장 또는 회원조합장을 통해 반영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음.

⑤ 농협의 주인인 농민조합원의 지위를 정상화

- 농협개혁의 핵심내용중 하나는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의 지위를 협동조합의 원칙에 맞게 복원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해야 함.

- 이에 따라 농협개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중앙회장 선출부터 직선제로 바꾸고자 하는 것임.

⑥ 직선제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

- 직선제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실현방안 중 하나인데 이명박 정부 들어 오히려 대의원조합장간선제로 퇴행하였고 이를 바로 잡고자 하는 것임.

- 또한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를 보장하여 중앙회의 권력화를 방지하고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운영 등 협동조합의 가치를 실현해 가는데 있어 핵심적인 사항임

6. 중앙회장 직선제 시행방안 및 실현경로

(1) 시행방안

○ 농업협동조합법 개정

- 중앙회장 직선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농협법이 개정되어야 하는데, 현행 농협법 130조에 따르면 회장은 조합장 총회에서 선출되어야 하지만 제124조에 의거 총회를 갈음하는 대의원회를 통해 선출되고 있음.

- 따라서 중앙회장 직선제를 시행하려면 아래표와 같이 농협법 130조를 개정하면 됨.

[표 ] 직선제 관련 농협법 개정안

(2) 실현 경로

○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함께 대선후보의 공약으로 채택되는 것이 중요함.

- 이미 농촌현장에서 중앙회장 직선제에 대한 300만 농민의 지지는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음.

- 이를 대선시기 사회적 여론화 과정을 거치고 대선후보의 정책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

○ 2013년 새정부 출범 이후 19대 국회가 농협법 개정을 통해 중앙회장 직선제를 도입해야 함.

- 이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의 반대로비가 극심할 텐데 새정부 출범초기 100만 농민조합원 서명운동, 생협 등 협동조합 진영의 지지확보 등을 통해 사회적 여론을 주도해 나가야 함.

- 이 과정에서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설립되게 될 협동조합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 등 사회적경제 영역의 많은 조직과의 연대 역시 중요할 것임.

○ 최종적으로 2015년 3월에 치러지게 될 전국조합장 동시선거시 1인2표제로 농협중앙회장 직선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임.

[그림 ]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실현 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