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농협중앙회장 직선제인가?
- 13문 13답 (Q&A) -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제110호 이슈보고서
2012. 11. 19.

이호중 연구기획팀장

<목차>

1. 현재 중앙회장 선출방식은 무엇이며,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주장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2. 중앙회장 직선제는 꼭 필요한가요?

3. 도대체 지금 농협에 어떤 문제가 있길래 직선제까지 해야 하나요?

4. 직선제 말고 농협을 개혁할 수 있는 방안은 없나요?

5. 지역조합부터 개혁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6. 중앙회장 직선제만 하면 농협이 개혁 되나요?

7. 중앙회장 직선제를 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8. 외국에서는 중앙회장을 조합원이 직접 선출하는 경우가 없다면서요?

9. 직선제를 하면 엄청난 비용이 들고 갈등만 부추기게 되지 않을까요?

10. 직선제를 하면 중앙회장의 권력이 너무 막강해져서 농협개혁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11. 조합장들이 중앙회장을 직접 선출하는 간선제로 충분하지 않은가요?

12. 그런데 왜 갑자기 농협중앙회장 직선제를 주장하나요?

13. 중앙회와 회원조합은 법인격이 다른데 조합원이 중앙회장을 뽑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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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 직선제를 도입하라는 농민들의 요구에 대해 일부 부정정인 견해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주 이슈보고서는 농협중앙회장 직선제를 둘러싼 주요쟁점에 대해 문답형식으로 정리하였습니다.

1. 현재 중앙회장 선출방식은 무엇이며,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주장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재 중앙회장은 전국 1,178명의 회원조합장 중에서 선출된 288명의 대의원조합장이 농협중앙회 대의원회를 개최하여 선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협의 모습이 법적으로 정립된 것은 1961년 박정희 군사독재하의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입법한 농협법 제정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협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 등 7대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였는데, 회원조합장을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농협중앙회장이 임명하고 중앙회장은 장관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시작된 농협민주화운동과 1987년 사회민주화 열기 속에 농협법 제정 27년만인 1988년 드디어 농협민주주의가 제도화되었습니다. 중앙회장은 회원조합장의 직접투표에 의해 선출하고 회원조합장은 조합원 직접투표로 선출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2009년 이명박 정부에 의해 중앙회장 선거는 소수의 대의원조합장이 선출하는 간선제로 다시 개악되고 말았습니다.

2. 중앙회장 직선제는 꼭 필요한가요?

1972년 가톨릭농민회가 농협민주화운동을 시작한 이래로 16년만인 1988년 조합장 직선제가 도입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24년이 흘렀지만 중앙회장 선거는 대의원 조합장 선거로 후퇴하였고 농협은 여전히 개혁되지 않고 있으며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매 정권때마다 농협개혁의 목소리는 높았으나 용두사미로 끝난 가장 큰 이유는 개혁의 대상이었던 중앙회 경영진이 막강한 힘으로 개혁의 요구를 회피하고 자신의 이해와 요구를 관철해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농협중앙회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1961년 설립 이후 50여년간 강력한 기득권으로 자리잡은 임직원 중심의 조합을 조합원 중심의 조합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기본제도라고 할 수 있는 직접선거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도대체 지금 농협에 어떤 문제가 있길래 직선제까지 해야 하나요?

첫째, 현재 우리나라의 농협처럼 중앙회가 신용사업, 경제사업, 정부사업대행, 회원조합감독, 무이자자금지원 등 모든 사업을 독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경우는 전세계 유일합니다. 사실상 중앙회가 회원조합위에 군림하며 통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둘째, 중앙회가 회원조합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경합을 벌이며 자체이익 극대화에 치중하고 있습니니다.

셋째, 조합원의 가장 큰 요구인 농산물 생산, 가공, 유통, 판매 등 경제사업은 뒷전입니다. 실제로 전체임직원의 70%이상이 신용사업부문 직원이며, 대부분의 순이익은 신용사업에서 거두고 있고, 경제사업은 만성적자 구조입니다.

넷째, 조합원이 아니라 임직원을 위한 조직입니다. 농민조합원의 경제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지난해 농가부채는 2603만원에 달하며, 최저생계비이하 농가의 비중이 23.7%로 심각하고, 년간 농산물 판매액이 천만원(월83만원)도 안되는 농가의 비중이 67.9%에 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협 임직원들은 날로 번성하고 있는데 농협중앙회장 연봉 최소 7억원, 중앙회 임직원중 억대 연봉자 2천334명(전체 직원의 12.2%), 평균연봉 7천만원, 사외이사 1인당 8600만원 등 돈잔치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의 상황입니다.

4. 직선제 말고 농협을 개혁할 수 있는 방안은 없나요?

농협 개혁의 첫출발은 농협을 그 주인인 조합원에게 돌려주는 것입니다. 조합원의 뜻대로 농협이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개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협을 협동조합의 원칙에 맞게 자율적인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직선제 외에도 많은 개혁 과제들이 있습니다. 중앙회는 사업을 하지 않고 회원조합 지원기능과 대정부농정활동, 교육사업에 전념하는 조직으로 개편해야 합니다. 또한 사업분리 역시 지주회사가 아닌 연합회 방식으로의 신용사업연합회와 경제사업연합회로 분리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쌀연합회･한우연합회 등 품목별 연합회의 활성화, 정부의 과도한 감독조항의 폐지, 공직선거 관여 금지조항의 폐지, 조합원 결정에 따른 중앙회 해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5. 지역조합부터 개혁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농협개혁에 있어 중앙회개혁과 지역조합 개혁 모두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많은 조합원들이 수십년간 지역조합을 개혁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중앙회장 직선제가 도입되더라도 지역조합의 개혁은 여전히 중요한 개혁의 과제입니다. 또한 직선제를 통한 중앙회 개혁은 지역조합 개혁을 더욱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중앙회가 지역조합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구조 하에서는 지역조합 개혁에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6. 중앙회장 직선제만 하면 농협이 개혁 되나요?

직선제는 농협개혁의 출발점이지 종착점이 아닙니다. 대통령 직선제가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출발인 것처럼 중앙회장 직선제 역시 농협민주화의 상징이자 첫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에게 국가운영의 대리인인 대통령을 선출할 권한을 주는 것처럼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에게 농협운영의 대리인인 중앙회장을 선출할 권한을 돌려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합원의 뜻대로 중앙회가 운영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대통령직선제, 지자체장 직선제가 도입되었어도 여전히 민주주의는 왜곡되고 국민의 요구가 제대로 수렴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민주주의가 완성되어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중앙회장 직선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7. 중앙회장 직선제를 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우선 임직원 중심의 농협을 조합원 중심의 농협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에게 소유권한이 있지만 모든 조합원이 경영할 수 없으므로 대리인인 경영진을 선임하여 경영토록 합니다. 그런데 지금 농협중앙회는 대리인인 경영진의 힘이 너무 강력하여 주인인 조합원을 배제한 채 경영진 독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조합원의 요구를 실현하는 조합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농산물의 생산과 가공, 유통, 판매 등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하는 농협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농민들의 가장 큰 어려움중 하나인 가격보장과 판로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외국 농협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그동안 한국의 농협은 외면해 왔던 사업입니다.

세 번째로 정부 농정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이 아니라 농민의 농정요구를 대변하는 협동조합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농협은 정부 사업 대행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해도 찬성입장을 표명하는가하면 사상 유례없는 쌀값폭락으로 농민들이 어려워할 때도 정부의 쌀값 인하정책에 동조하는 등 농민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망각해왔습니다.

네 번째로 농민조합원의 참여를 통해 농협개혁에 가속도가 불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농협개혁이 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주인인 조합원이 협동조합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는 국가통제형 관제조합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조합원의 참여와 의식변화 없이 농협개혁은 요원하다고 할 것입니다.

다섯 번째 조합원은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임직원만 배불리는 일은 없어질 것입니다.
농민조합원의 경제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지난해 농가부채는 2603만원, 최저생계비이하 농가의 비중이 23.7%로 심각하고, 연간 농산물 판매액이 천만원(월83만원)도 안 되는 농가의 비중이 67.9%에 달하고 있습니다.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은 쇠락해가고 있지만 농협 임직원들은 날로 번성하고 있는데 농협중앙회장 연봉 최소 7억원, 중앙회 임직원 중 억대 연봉자 2천334명(전체 직원의 12.2%), 평균연봉 7천만원, 사외이사 1인당 8600만원 등 돈 잔치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입니다.

8. 외국에서는 중앙회장을 조합원이 직접 선출하는 경우가 없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외국의 농협은 철저히 아래로부터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지역에서 만들어진 조합들이 연합의 필요성을 느껴 연합회나 중앙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철저히 조합중심의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앙회는 철저히 조합을 지원하는 기능만 합니다. 한국의 농협중앙회처럼 몇만명의 직원을 갖고 지역조합과 경합하는 중앙회는 전세계에 어디에도 없습니다. 따라서 외국의 경우에는 지역조합의 대표들이 중앙회장을 호선으로 선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철저히 조합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국가통제형으로 철저히 하향식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중앙회의 권한이 막강한 상황입니다. 중앙회를 개혁해야 하는데 지난 50년간 정부, 국회의원, 조합장 그 누구도 중앙회를 개혁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외국과 다른 우리만의 특수한 상황이며 조합원이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9. 직선제를 하면 엄청난 비용이 들고 갈등만 부추기게 되지 않을까요?

2015년 3월 11일(수) 전국농협조합장 동시선거시 1인 2표로 중앙회장 선거를 하게 되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선출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직선제가 갈등의 소지도 있을 수 있으나 그런 이유로 대통령 직선제나 지자체 선거를 폐지하지 않는 것처럼 갈등을 우려하기보다 조합원의 참여를 통한 주인의식의 향상, 이해와 요구의 수렴이라는 더 큰 장점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 직선제를 하면 중앙회장의 권력이 너무 막강해져서 농협개혁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임직원 중심의 막강한 중앙회 권력구조를 개혁하지 않는 한 중앙회 개혁은 어렵습니다. 이미 수십년간 국가통제형 관제협동조합하에서 기득권으로 공고화된 현 중앙회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중심 조직으로 전환해야만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선제를 통해 조합원이 직접 중앙회장을 선출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해 중앙회 신경분리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1994년부터 농업계가 합의하고 요구했던 중앙회 신경분리와는 전혀 다르게 중앙회 경영진의 막강한 힘과 로비에 의해 사업구조만 변경했을 뿐입니다. 지주회사 출범으로 중앙회의 힘과 권력만 강화되었고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통제는 더욱 약화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중앙회장의 권한은 이미 막강합니다. 중앙회는 신용사업, 경제사업, 교육지원사업, 정부농정대행사업, 회원조합 감독 등 모든 사업권을 관장할 뿐만 아니라 무이자 자금 지원 등을 통해 회원조합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직선제가 실현되면 지금과 다른 의미에서 중앙회장의 권력이 막강해 질 것입니다. 중앙회장이 임직원과 경영진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기보다 자신을 뽑아준 조합원 농민을 위해서 권한을 행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경영진들의 입김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요구가 막강해 질 것입니다.

11. 조합장들이 중앙회장을 직접 선출하는 간선제로 충분하지 않나요?

1988년 민주화 열기속에 조합장들이 직접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제도가 도입되어 2009년까지 20여년간 유지된바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회 개혁에 실패하였습니다. 지역조합위에 군림하며 사실상의 독점권한을 가지고 있는 중앙회가 무이자자금 등으로 1200여 조합장을 사실상 지배하는 구조가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조합장들이 선출하는 방식으로는 중앙회 개혁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조합원들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12. 그런데 왜 갑자기 농협중앙회장 직선제를 주장하나요?

2015년 전국조합장 동시선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중앙회장을 직접선출하기 위해서는 대선시기 후보들의 공약으로 채택되도록 하고 새정부 출범초기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걸 때 농협법을 개정해서 직선제를 도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매 정권 마다 농협개혁의 논의과정을 살펴보면 시간만 끌다가 중앙회 경영진의 반발과 강력한 로비에 막혀 지지부진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농협개혁의 논의 과정이 상층 중심이다 보니 조합원의 요구를 제대로 끌어내지 못하였고 조합원의 무관심 속에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때문에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운동은 이번 대선시기부터 100만 조합원 입법서명운동을 시작으로 강력한 대중운동을 정권초기에 집중적으로 벌여내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13. 중앙회와 회원조합은 법인격이 달라서 중앙회 회원은 회원조합이지 조합원이 아닌데 어떻게 조합원의 투표로 중앙회장을 선출할 수 있나요?

조합장 직선제는 법을 바꾸어 할 수 있는 문제이지 법원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중앙회의 회원은 지역조합이 맞습니다. 그런데 중앙회 회원인 지역조합이 권리행사를 조합장 개인이 할 수도 있지만 조합원들이 직접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는 조합원들이 총회를 통해 결정하면 될 일이지만 현재 농협법상 중앙회장 선출규정은 법개정 사항이므로 농협법을 개정하려고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