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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협동조합의 길초보일꾼 협동조합 도전기
정왕룡 전 김포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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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05  15: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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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 주민들이 협동조합 강좌를 단체이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수막 왼쪽이 필자.

협동조합 열풍이 거세다. 바야흐로 협동조합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것이 한 때의 바람이 될지, 아니면 사회를 변화시키는 토대가 될지 아직 예단하기는 섣부르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로 가는 희망열차의 꿈을 안고 협동조합 티켓을 끊거나 그 플랫폼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나 역시 그 행렬에 동참한 사람이다. 그것도 아예 지역에서 협동조합 연구소를 준비하면서 강의까지 다니고 있으니 남들이 보면 협동조합 매니아로 비쳐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에 관한 내공 정도를 물어본다면 “저는 협동조합 초보 일꾼에 불과합니다”라고 실토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나의 준비정도는 초라하다. 그러면서도 ‘초보’라는 말에 감히 ‘일꾼’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자신감과 열정, 기대감, 미래에 대한 확신의 표현이다. 순간 순간 밀려오는 불확실성, 내가 던진 말들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로 마음속엔 불안감이 밀려온다. 그럼에도 한번 붙은 탄력은 계속 나를 한 방향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런데 협동조합 일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사방팔방에 초보천지라는 것이다. 심지어 관계당국 담당자, 공증인, 등기소까지도 그러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다들 이러한 일을 경험해보지 못한 탓에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함께 정보를 공유하며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하우를 쌓아 나가고 있다.

이런 점은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일선에서 뛰는 일꾼들에게 힘을 주기보다 관념적 지식의 유희를 즐기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전문적 지식이 현실에서 힘을 발휘하기까지는 대중적 정서를 읽어내고 현장으로 들어가는 전문가들의 치열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역사가 반세기를 훌쩍 뛰어 넘었는데도 신생 공화국처럼 너도나도 허둥대는 모습이다. 계나 두레 등 전통적인 상호부조의 모습까지 거슬러 가자면 수 백년의 사회문화적 풍습과도 맥이 닿아 있는 게 협동조합이다.

그럼에도 기존에 쌓여있는 노하우나 축적물들이 현실에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기존의 협동조합 역량들이 기득권화 되어 신생 역량들을 냉소하거나 견제하려 한다는 느낌이다. 기존 협동조합들이 쌓아온 노하우와 신생 협동조합의 열정이 상승효과를 일으키는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양자를 연결하는 행정의 리더십 혹은 파트너십이 필요한 대목이다.

여기에 필수적인 것이 신생역량들의 부단한 학습열정이다. 자칫 경제 효과적 측면만 염두에 두고 뛰어들었다 낭패를 보기 쉽상인 게 이 바닥의 현실이다. 짧은 시간의 경험에서 느낀 교훈이다.

협동조합은 그에 담겨있는 역사·문화·철학의 이해 없이는 깨지거나 변질되기 쉬운 분야이다. 그렇다고 현실을 도외시한 채 가치추구적 측면만 강조하다보면 출발부터 조직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출발 초기에 이심전심의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핵심역량의 구성여부가 협동조합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관건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협동조합의 길은 가까우면서도 멀다. 조급한 맘을 떨쳐버리고 큰 욕심을 비우고 먼 길 여정을 즐기는 자세로 벗들과 함께 걷다보면 어느새 꿈의 세계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나는 오늘도 협동조합 티켓을 쥐고 꿈에 부풀어 희망열차를 기다리는 플랫폼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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