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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준비에도 상처 입은 한 귀농인의 ‘농심’“이런 일을 겪으니 사람을 못 믿겠습니다”
‘귀농 후 정착’까지…체계적인 지자체·정부 지원 절실
유정상 기자  |  buksor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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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01  19: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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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3일 김희용 씨(48)가 김포시 대곶면 신안리에 있는 그의 농장에서 귀농 첫 해 농사에 차질을 빚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귀농 첫 해 철저한 준비를 했지만 계획했던 농사에 차질을 빚고 소송까지 갈 수 밖에 없었던 한 귀농인의 사연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근 귀농귀촌 바람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골 가서 농사나 지어볼까’라는 식의 막연한 접근은 실패로 귀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 하지만 귀농인들이 정착해나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지자체와 정부에서 인지하고, ‘정착’까지의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때, 귀농귀촌 열풍이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 새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3일 김포시 대곶면 신안리 290-1에 위치한 김희용 씨(48)의 농장을 찾았다. 김 씨의 농장은 김포시 대명항 인근 서해가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20년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는 김 씨는 2011년 귀농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김포에서 55년 동안 6천 평 농사를 지어온 아버지 김기주 씨(73)를 돕기 위해서였다. 평소 유기농채소농사에도 관심이 있었다던 김 씨다.

김 씨는 귀농 준비과정에서 체계적인 귀농상담을 접하기 어려웠다는 아쉬움을 보였다. 그는 “김포에는 마땅한 귀농 가이드가 없었고, 귀농을 지원하는 정부기관도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느껴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2년 전 김 씨가 김포시 귀농 담당자와의 상담에서 들은 대답은 “김포시는 땅 값이 비싸서 귀농이 의미 없다”는 말이었다고 한다. 귀농키로 뜻을 굳힌 김 씨는 수원에 있는 경기도농업기술원 귀농귀촌 과정을 이수하고 김포시엘리트농업대학을 다니면서 준비해왔다는 설명이다. 김 씨는 70평 규모 하우스 5동에서 부추, 열무, 얼갈이 등 유기농시설채소농사를 짓고, 노지에서는 감자, 고구마 농사를 짓기로 하고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귀농 첫 해 농사를 시작하려 했다.

한편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지난해 10월로 하우스 완공을 앞둔 김 씨는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관정 공사를 계약했으나 업자가 제대로 이행치 않아 농사에 차질을 빚고 만 것이다.

그 과정을 요약하면 이렇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A업자와 950만 원에 관정 공사를 계약했다. 7년여 부동산 중개 경력과 인터넷 검색을 활용, 계약에 필요한 사항을 미리 점검했던 김 씨는 계약서에 공사 후 수질검사에서 농업용수 적합판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과 물 분출량이 충분할 것(1일 100톤 이상) 등 필요한 내용을 명시했다고 전했다. 농업용수가 필요했던 김 씨는 김포시 하수과에서 추천해준 업자들보다 공사비를 200만 원 가량 더 주더라도 A업자와 계약을 했다는 설명이다.

계약 후 A업자는 자재 준비 등을 이유로 400만 원을 선금으로 요구했다. 김 씨는 보통 거래금액의 10%를 계약금으로 주는 관행에 비춰볼 때 A업자의 요구가 이해가 안됐지만 공사를 위해서 지급했다고 한다. 그런데 업자가 요구하는 대로 계약금을 지불했음에도 지난해 12월에 하우스가 완공될 때까지 공사가 시작되지 않자, 김 씨는 A업자를 찾아가 계약 파기를 요구했다.

A업자는 아는 사람 소개로 일을 맡았고 자재 등도 다 준비해놨으니 공사를 하겠다고 해, 계약이 파기되지는 않았다. 공사는 계약 후 3개월이 지난 1월 13일에 2~3시간 진행됐다. 김 씨에 따르면 공사 당일 A업자가 “파보니 물 (분출)량이 적을 것 같다”면서 “농업용수 적합판정이 나오더라도 한 공을 더 뚫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시공 후 수질검사 결과는 염분으로 인한 농업용수 미적합 판정이었다고 한다. 김 씨는 계약서에 농업용수 적합 판정을 받아 준공필증까지 교부받은 후에 잔금을 치르기로 명시했기 때문에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A업자는 농업용수 미적합 판정과 공사당일 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잔금을 요구했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당초 농사계획이 틀어지자 김 씨는 김포시 하수과에 다시 문의했다. 하수과 담당자는 전후관계를 확인한 후 A업자가 시공한 관정을 폐공조치 시키고 김 씨가 새 업자와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김 씨는 새로 공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B업자는 4월 같은 필지에서 농업용수를 찾아냈다. 김 씨는 B업자의 공사 과정에서 A업자가 부실공사였음을 알 게 됐다는 지적키도 했다. 관정 공사를 할 때는 지표수가 들어가지 않도록(차수) 케이싱을 설치해야 하는 데, 이 때 케이싱은 암반에 밀착·거치시키기 때문에 그 끝이 구부러지거나 흔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A업자가 설치한 케이싱을 보면 끝부분이 깨끗했다는 것이다.

김 씨가 새로 공사를 하자 A업자는 잔금을 미지급을 이유로 소송을 걸었다. 이에 김 씨도 맞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씨는 “주변에서 변호사 비용도 만만찮고 A업자도 공사에 쓴 비용이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 조정이 들어가면 돈이 더 들어갈 수도 있는데 왜 굳이 소송까지 가냐고 한다”며 “차후 귀농하는 분들에게 실패가 없으려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 돌아보면 400만 원 계약금이 목적으로 비춰진다. 버티면 계약금보다 소송비용이 더 크니 지레 포기할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김 씨는 새 공사로 농업용수는 확보할 수 있었지만, 귀농의 보람이나 즐거움을 느껴보기도 전에 씁쓸한 현실 먼저 접하게 됐다. 그는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사람을 못 믿겠다”며 서글픈 심경을 내보이기도 했다.

현재 김 씨의 하우스에는 5월 말 파종한 부추가 자라고 있다.

<유정상 기자>

(추가기사) 7월 1일 오후 2시 후속 취재에서 김 씨의 환한 목소리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지난 6월 26일 판결에서 법정이 김 씨의 손을 들어준 것. 김 씨는 1일 "A업자로부터 계약금 전액과 해당 사건으로 인해 농사에 차질을 입은 것(올해 3월부터의 차질 분)까지 포함해 총 550만 원을 돌려받게 됐다"고 전했다.

이로써 김 씨는 상심을 털고 농심과 효심으로 귀농 첫 해 농사를 다시 힘차게 시작할 수 있게됐다. 그렇지만 귀농인들이 정착까지 안착할 수 있도록 정부 및 지자체에서 체계적인 정책 및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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