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식생활강사 교육과정 송미경

식품첨가물 강의를 듣는 동안 내내… 맘이 참 불편했다. 다른 엄마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좋은 음식만 주고 싶은 게 부모 맘 일 것이다. 하물며, 그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도, 연구하는 사람들도 한 아이의 또는 여러 명의 자녀를 둔 부모 일텐데, 어떻게 사람 몸에 좋지도 않은 첨가물로 먹거리를 만들고 있는지 참 의문일수 밖에 없었다. 자기도 사람인데…

물론 기업의 구조적인 문제까지 파고 들면야 그 사람들 문제가 아니라는 건 잘 안다. 그렇지만, 화가 난다. 또,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국가에서 조차도 뚜렷한 연구결과가 없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는 수입 금지한 품목을 ‘검수조사’라는 명목으로 수입하려 하다니,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과 뭐가 다른가? 왜 항상 문제가 터지면 제일 먼저 국가가 아닌, 소비자가 먼저 항의하고, 여론을 형성해야 하는가?

갑자기 내가 내는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과 더불어 내 아이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국가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건강하게 자라도록 보호받아야 할 존재들이, 기업이 휘두르는 횡포 안에서 점점 병에 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자사가 만든 식품이 최고라고 광고한다. 건강에도 좋고, 나쁜 건 다 뺐다고…그런 업체들의 행동은 제품 봉지 맨 앞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식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1달 동안 매끼, 그 회사 사장과 임원들에게 먹여 본 다음 출시하는 건 어떨까? 과연, 그들은 그것들을 기쁜 맘으로 먹을 수 있을까?

엉뚱한 생각이긴 하지만, 이런 단순한 행동을 법제화 한다면, 회사 사장과 임원들은 그리고 그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제품을 싸게 만든다는 이유로 아무 꺼리낌 없이 인체에 해로운 첨가물을 마구 사용할 수 있을까?

박수진 강사님께서 강의시간 동안 보여주신 장면이 생각난다. 소박하게 구워진 피자 한 판…겉으로 봐선 뭐 그리 맛있어 보이진 않았지만, 그 안에 담겨진 음식 이야기는 너무나 화려했다. 각각의 음식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 별스럽게 꾸미지도 장식하지도 않은 피자 한판…음식은 그래야 할 것 같다. 먹거리는 그래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먹어야 할 음식들은 겉으론 화려하고, 이것저것 섞여서 본연의 맛을 알 수 없는 그런 것이 아니고, 숨겨지지 않고, 정직하게 재료의 순수함을 맛 볼 수 있는 그런 것 이여야 할 것 같다.

당연한 이야기다. 새롭게 생겨난 이야기도 아니다. 그런데, 왜 나는 그 동안 이런 사실들을 잊고 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