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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의무이고 사랑이고 교육입니다친환경무상급식을 이행하고 있는 학교급식노동자의 바람
최영심 전북중학교 영양사
최영심 전북중학교 영양사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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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16  22: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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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심 전북중학교 영양사
점심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복도 저편에서 아이들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침 일찍부터 식재료 검수를 하고 뜨거운 불 속에서 조리를 하면서 배식준비를 마친 우리 급식실 식구들은 이 시간에 가장 긴장을 하면서도 서로에게 작은 미소를 보내는 때입니다.

성장기 학생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때에 맞추어 제공하는 것을 우리 학교급식 종사자들은 지상과제로 여기고 있습니다. 식재료를 선정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할 때는 가능한 우리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을 우선한답니다. 단가가 조금 높거나 조리에 손질이 많이 가더라도 건강하단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많은 양을 조리하면서도 학교급식이 가장 안전한 이유 중에 하나는 당일 조리한 음식만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생무침 반찬은 배식 30분전에 조리를 한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조리해야 하기 때문에 영양사와 조리사, 조리원이 서로 호흡을 맞추어야 고된 노동강도와 무거운 조리기구, 열기, 소음의 전쟁터 같은 환경 속에서 제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힘들지만 보람 찬 것은 내 아이와 같은 학생들의 입에 우리의 사랑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밥’은 복지나 시혜를 베풀 대상이 아닌 의무이고 사랑이고 교육입니다. 학교급식을 더 이상 보편적 복지냐, 선택적 복지냐 같은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고 의무적인 교육행위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의 바람은 학교급식종사자들에게 강요되는 차별의 시정입니다. 성장주기에 맞는 영양공급은 육체와 정신발달에 절대적인 필수요건이므로 저비용을 위한 경제논리나, 고용 유연화를 위한 비정규직 정책으로 대체 될 수 없습니다.

학교영양사의 역할을 교육의 일환으로 규정하고 교사의 지위를 부여한 것은 2004년부터 시행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결과입니다. 당시 비정규직 영양사와 식품위생직 영양사로만 운영되던 학교 급식정책을 공공기관인 학교부터 솔선수범하여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고 교육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2007년부터 영양교사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 종사하는 모든 영양사에게 교사로의 전환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식품위생직 공무원만을 대상으로 전환하여 비정규직 영양사에 대한 차별문제는 오히려 심화되어 당시에 함께 근무하던 10년 경력의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45%수준의 임금만을 받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실태입니다.

전국 5천여 명의 비정규직영양사와 6만 명의 비정규직 조리종사자에게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하는 차별문제는 학교급식 정책의 안정적 정착을 위협하는 중요요인이 되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학교현장에서 비정규직의 힘든 노동은 차별 받아도 되는 것으로 목격한 학생들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쟁교육에 더욱 내몰리게 되며, 비정규직이 근무하는 학교의 학생에게는 교사가 할 영양교육의 기회조차 제공되지 않는 차별적 교육환경을 감수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이미 사회적 합의 수준으로 이행되고 있으나 차별적 교육환경은 비정규직에게만 고통을 감당하게 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에게도 피해를 전가시키는 것이므로 당사자인 우리 비정규직 영양사들도 어머니가 아이를 지키는 심정으로 일하겠습니다.

친환경무상급식을 실천하는 학교급식 당사자들도 차별을 극복하고, 잘못된 급식환경을 바꿔내기 위해 뭉쳐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전국의 지역과 학교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로 만나 학부모와 교직원인 학교급식노동자가 함께 뭉쳐 노력한다면, 우리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된 조건 속에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건강한 농사를 짓겠다는 심정으로 학교급식에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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