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정상 기자

올해 국감에서 서울친환경무상급식을 취재하면서 떠올린 게 하나 있다. 바로 ‘학습곡선’이다.

친환경무상급식을 ‘정치적 특혜’로 바라보는 당략적 시각이나, ‘가격’ 등 시장논리로만 접근하려는 어른들을 보면서 더욱 그랬다. 조율 보다는 ‘흠집내기’, 보완 보다는 ‘되돌리기’에 무게가 실린 것처럼 보였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학습곡선은 대체로 정비례 경향을 보이지 않는다. 계단 모양으로 그려진다. 한동안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들여도 습득은 ‘0'이다. 그렇게 답답한 답보가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수직상승해 한 점으로 찍힌다.

친환경무상급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불과 2년.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다가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또 학교에서 만큼은 눈칫밥이 없어야한다는 교육철학을 실현해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안전한 먹거리를 특히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이 과연 가격만으로 가능할까. 개인적으로는 ‘아니다’에 무게가 실린다. 학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농산물의 양을 농민들이 안정적인 생산해낼 수 있는 조건들이 보장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철저히 소비자의 입장이다. 생산자에게는 생산비 보장이 절대적이다. 올해 교문위 국감에서는 이 이야기가 빠졌다.

또 친환경무상급식정책이 순항을 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들이 시스템으로 구축되어야만 한다. 거기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조율 노력과 ‘인내’라는 시간의 합이 필요할 것이다.

친환경무상급식은 완성형이 아니고 진행형이다. 돌출되는 문제들 자체가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고민해야하는 단계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당략적 시선으로만 바라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