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학교급식용 친환경농산물 권장 사용비율을 낮추기로 하는 등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법을 변경하겠다고 밝혀, 안전성을 우려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문용린)은 4일 “학교급식 운영에 있어 학교의 선택권 및 자율권을 확대하고 급식 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학교급식「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법 개선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선안은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시 1인 견적 수의계약 범위를 1천만원 이하로 일괄 조정하고, 친환경식재료 권장 사용비율을 현행 공립초교 70%, 중학교 60% 이상에서 모두 50% 이상으로 낮추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현행 학교급식기본지침은 수의계약 한도를 일반업체의 경우 500만원 이하,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2천만원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 식재료 공급권을 둘러싼 학교장과 급식업자 간의 금품 수수 등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차등 설정된 민간업체의 수의계약 제한을 완화하고, 공공기관인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수의계약 범위는 끌어 내리는 성격을 갖는 이번 개선안에 대해 관련 기관·단체의 우려와 철회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4일 “학교급식 식재료 조달에서 안전성을 간과하고 시장경쟁체제에만 초점을 맞춘 개선안으로 볼 수 있다”며 “안전성이 우려되는 만큼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나가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정의당 서울시당은 4일 논평에서 “사전검증 없는 식재료 조달로 안전성 후퇴…친환경무상급식의 심각한 역주행”이라고 평가했고, 6일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는 “학교급식의 질을 떨어뜨리고 민간 급식업자들의 이윤 추구를 권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시대착오적 개안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재정경제위원장 역시 12일 “시교육청의 방안은 학생의 건강을 담보로 한 도박”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친환경농산물 사용비율이 너무 높아 계절별 친환경 식재료 수급과 다양한 식단 구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일선 학교의 불만이 높은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발표된 개선안에는 친환경 식재료 권장 비율이 50%로 되어 있지만, 당초 교육청 원안에서는 친환경 식재료 구매비율을 학교장이 알아서 결정하는 것으로 제출되었다는 점도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유정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