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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맛을 느껴봐요”슬로프드문화원의 시각코너를 진행하며
한기자 마송국화 먹는식물원 교육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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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16  15: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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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자 마송국화 먹는식물원 교육농장 대표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진행된 유아림 박람회 슬로푸드 부스에서 미각터널의 시각코너를 담당했다.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의 손에 이끌려 오지만 코너에 입문하면 코너 담당 선생님과 금방 친숙해져서 대답도 잘하고 까불기도 한다.

내 시각코너는 청각 코너의 삶은 콩과 생콩 등 여러 가지 종류의 콩들을 넣고 흔들면서 신난 것도 아니고 촉각 코너처럼 검은 주머니에 손을 넣을 때 짜릿하고 긴장감이 있는 것도 아니라 아이들의 집중도가 떨어진다.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모양과 색깔, 이야기 등을 퀴즈로 내면서 진행을 했는데 어떤 엄마들은 그 답을 자기 아이들에게 빨리 알려 주려 설명을 덧붙인다.

나는 답이 틀려도 된다 하고 아이들의 밥상에 대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켜야 하지만 엄마들의 노력(?) 덕분에 그 시간은 짧아진다. 많은 경우 아이가 답이 생각나지 않으면 아이는 엄마에게, 엄마는 아이에게 그 답을 알아내려고 서로 SOS를 보내는데, 어쩌면 엄마가 더 먼저 아이에게 답을 알려주려 애를 쓰는 것이다.

기억속의 아이와 엄마는 긴 시간의 침묵 속에서도 아이는 엄마에게, 엄마는 아이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아이는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고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끝내 자기가 답을 찾아갔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또 기억에 남는 할머님이 계셨는데 몇 가족이 코너를 진행하고 가는 동안에도 말씀 없이 옆에서 지켜보시고 계시다가 물어 오셨다. “이게 피마자가 아닌데…틀렸어”라고 하셨다.

서리 오기 얼마 전 나는 식물원에서 봄부터 자라 씨를 맺었던 피마자를 수확했다. 잎 모양과 씨의 생김새, 깍지까지 다 보아왔기에 나보다 더 나이 많으시고 피마자에 대해 더 아실 것 같은 그 분에게 자신 있게 설명을 드렸다.

그랬더니 그 분이 당신의 기억력을 한탄하시면서 즐겁게 돌아가셨는데, 식물원의 피마자를 통째로 보여 드리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내 시각코너의 마지막에 백태의 볶은콩과 날콩을 눈으로 보고 맛있을 것 같은 쪽을 선택하라면 거의 다 아이들은 날콩을 집는다.

왜냐고 물으면 볶은콩은 곰팡이가 슬었다고도 하고 썩은 거 같기 때문에 깨끗하게 보이는 날콩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위생교육의 승리이다.

물론 이미 볶은콩을 먹어본 어린이나 어른들에게는 곰팡이나 썩은 거처럼 보이지 않아서 그렇게 보이는 아이들에 대해 신기해했다.

설명을 곁들여 볶은콩의 맛을 성공적으로 본 아이들에게 이번에는 서리태의 볶은콩과 날콩을 보여주고 맛있어 보이는 것을 선택하라면 두말 할 것 없이 볶은콩을 집어 입에 넣는다.

더럽다고 보여 선택했던 기준점이 달라진 것이다. 교육의 승리이다.

마지막으로 나이 들어 엄마 맛을 찾아갈 수 있게 아이들이 좋아 하는 것 위주의 밥상보다도 건강한 밥상을 즐겁고 감사하게 먹을 수 있도록 엄마, 아빠가 길잡이가 되어 주시길 부탁드리면 엄마, 아빠는 두 세 번씩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아이에게도 인사를 시킨다.

내 이웃의 어른과 아이들이 건강한 밥상 속에 건강한 인성들로 변화해 가는 즐거움을 느꼈던 나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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