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석우 경기도 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처장

지난 12월 20일 2014년도 경기도 예산이 도의회에서 최종 의결됐다.

경기도의 예산 삭감 발표로 뜨겁게 논란이 되었던 친환경학교급식예산은 475억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8월 경기도의 친환경학교급식예산 전액 삭감 발표 이후 줄기차게 투쟁해 온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와 경기도 친환경농민들에게는 가슴 쓸어내리는 안도의 순간이자 스스로의 힘으로 아이들과 농민을 위한 예산을 지켜냈다는 가슴 벅찬 환희의 순간이었다.

2014년도 친환경학교급식예산은 올해보다 순수 도비는 399억원이 줄어들었으나 경기도의 어려운 재정여건을 감안, 시군에서 대응 예산을 세우기로 하면서 전체적인 사업규모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학생들과 농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가는 친환경우수농축산물학교급식지원사업과 결식아동급식비 지원사업은 시군 예산 포함 576억원과 187억원으로 올해보다 증액되거나 유지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또한 농정국과 평생교육국, 축산국 3개국에서 분할 운용하던 관련 예산을 친환경우수농축산물학교급식지원사업으로 일원화하여 농정국에서 통합 관리하게 되어 예산운용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게 되었고, 친환경학교급식의 근간이 되는 주식인 친환경쌀의 계정분리와 우선 사용도 약속받았다. 여러모로 친환경농민들을 비롯한 경기도 농민들에게는 큰 성과로 다가오는 결과다.

기실 경기도친환경농민들에게 2014년도 예산활동의 성과는 의외의 결과가 아니다.

올해로 3년째로 접어든 친환경학교급식사업 제도개선과 예산증액 활동 속에서 경기도친환경농민들에게는 제기되는 여러 문제들이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야 할 자연스러운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논과 밭에서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듯 자신의 존엄과 생존을 지켜나가기 위한 활동이 친환경농민들이 반드시 해야 할 당연한 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3년간의 활동을 통한 가장 큰 변화이다.

물론 여기에는 경기친농연이라는 농민들의 자주적 조직이 큰 밑바탕이 되었다.

올해 초부터 경기친농연은 농민들이 참여하는 모든 회의에서 단 한 번도 정책제안과 예산증액의 필요성을 제기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관련기관은 물론이고, 2013년 4월 도의회 친환경특위와의 간담회를 필두로 7월 민주당 경기도당 현장체험 및 정책간담회, 8월 새누리당 경기도의회 현장체험 및 정책간담회, 농림수산위원장 및 도의회 각 당 대표단과의 일상적인 정책 면담을 통해 친환경학교급식과 친환경농업에 대한 도의회 내 지지기반을 꾸준히 다져왔다.

또한 올해 5월 대기업농업진출 저지 농민대회, 9.4 경기도 최초 농민단체들의 친환경급식 연대집회, 11.22 전국농민대회의 조직적 참여 등 친환경농업과 친환경학교급식사업에 힘이 된다면 전국을 마다 않고 앞장서 달려갔다.

경기도의 예산삭감 기조 속에서도 경기도의회가 친환경급식예산을 지켜낸 데에는 이러한 경기도 친환경농민들의 헌신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이 가장 큰 밑바탕이 되었음은 자명한 일이다.

이제 예산국면은 끝이 났고 내년도를 준비하기 위해 매진해야 할 시기이다. 힘겹게 확보된 예산인 만큼 그 어느 해보다도 농민들의 책임감 또한 크다.

경기친농연도 각급 회의에서 계약재배 이행률 제고, 혹서기 대책 마련, 공정한 물량 배분 등을 치열하게 토론하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것이다. 2013년 그 누구보다 헌신적이고 치열하게 투쟁한 경기도친환경농민들에게 속 깊은 경의와 애정을 전한다.

끝으로 정부의 무관심을 비롯한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친환경급식예산 확보를 위해 애써주신 여러분들과 제 단체에게 감사드리며 특별히 민주당 강득구 대표의원, 새누리당 이승철 대표의원, 통합진보당 송영주 의원, 친환경특위 이상희 의원, 경기급식운동본부 구희현 대표에게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