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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무상급식, 안녕하십니까급식논단 /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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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17  18: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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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
새해에도 많은 사람들이 안녕하지 못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반어법 인사말이 여전히 짙은 메아리로 울리고 있다. 철도 파업에도 불구하고 철도 민영화에 대한 의혹과 논란은 불식되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정부의 민영화 속내가 더욱 의심받고 있다. 여기에 원격진료 허용 여부로 의료 민영화에 관한 논란까지 더해져 민영화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철도와 의료는 대다수 국민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공공서비스로서 대표적인 공공재(公共財)의 하나이다. 공공재에 관한 정책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성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성의 원칙과 가치는 시장, 효율성, 경쟁 같은 것들보다 우선되어야 할 상위의 가치이자 원칙이다.

그런데 철도와 의료의 민영화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것은 정부가 나서서 공공성의 원칙을 훼손하고 시장, 효율성, 경쟁 같은 하위의 잣대를 들이대며 독선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급식에서도 이와 유사한 갈등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게 공적 조달 체계인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이용을 대폭 줄이는 대신 전자조달 및 민간 급식업체를 통해 구매하라고 방침을 변경하여 올해 새 학기부터 전면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선 학교에서는 친환경 식재료의 사용비율이 크게 줄어들고, 사전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은 식재료 사용이 대폭 늘어나게 될 것이다. 결국 그동안 친환경 무상급식을 통해 조금씩 진전되어 왔던 안전한 급식과 건강한 급식이 퇴보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며, 그에 따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방침 변경을 보면 철도 및 의료 민영화 논란과 너무나 유사한 측면이 많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무엇보다 시장, 효율성, 경쟁 같은 논리들이 서울시교육청 주장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 매우 닮았다.

그리고 공공재를 직접 소비하는 당사자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면서 민간 기업(자본)에게 더 많은 영리(이윤) 추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동일하게 발견된다. 서울시교육청의 구매방법 변경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급식업체는 더 많은 돈을 벌 기회를 잡게 되었다. 또한 공공재에 관한 정책을 바꾸는데 필수 전제조건인 사회적 합의 혹은 국민적 동의를 거치지 않고 정책 당국의 독단이 횡행하고 있는 측면도 비슷한 양상이다.

친환경 무상급식의 가치와 지향은 2010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사실상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다. 비록 일부 보수세력들의 반발로 속도가 느리게 진행되기는 했지만 대체로 꾸준히 진전되어 왔다. 보수교육감체제로 바뀐 서울시교육청이 일부 보수세력의 지원을 등에 업고 새로운 사회적 합의도 없이 이제 갓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친환경 무상급식을 영리 목적의 민간 급식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 및 식재료 구매방법 등과 아직도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들과 방법들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에도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다. 바로 공공성의 원칙이다. 친환경 무상급식이 공공재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유로 새로운 사회적 합의 없이 아예 공공성의 원칙 자체를 훼손시키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마치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것과 같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적 조달 체계로서의 기능과 역할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오세훈 前시장 당시에 급조되었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도 턱없이 부족했고, 공공성의 원칙에 적합한 운영방식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생색내기용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박원순 시장이 공공성의 원칙에 맞도록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운영방식을 조금씩 바꾸어 왔지만 아직도 개혁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따라서 올바른 개혁방향은 공공성의 원칙을 더욱 강화시키고 완전히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방향은 세계적인 흐름과도 일치하는 것이며, 모든 선진국들의 앞선 사례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공공기관이며, 친환경 무상급식은 공공재이다. 때문에 친환경 무상급식의 공공성을 확대하고 정착시키는 것은 서울시교육청 본연의 업무이다. 본분을 망각하고, 친환경 무상급식의 성과를 후퇴시키며, 한국을 후진국형 나라로 퇴보시키는 서울시교육청의 식재료 구매방법 변경지침은 철회되야 마땅하다.

서울시교육청은 하루라도 빨리 잘못된 지침을 벗어 던지고, 시민사회와 함께 학교급식의 공공성을 정착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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