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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급식현물공급정책을 보면서급식논단 / 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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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3  17: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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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울이 학교급식 문제로 시끄러운 모양이다. 솔직히 그런 시끄러운 모양새가 나쁘지만은 않다. 급식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선 이 생각들이 소위 편가르기, 즉 생산자와 소비자의 대립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미리 말해둔다.

친환경무상급식 중 ‘무상’은 예산이 편성되면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친환경’은 예산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생산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동안 우리나라 인구의 30%이상이 모여 사는, 그래서 예산도 많은 수도권 중심의 학교급식정책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 현실이 그러하니 당연히 급식정책에서도 소비가 중심이고 생산은 소외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친환경급식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을 때 드디어 농민들이 대우를 받고 서울사람들이 친환경농산물을 구하기 위해 농촌으로 동분서주 뛰어다닐 것이라 꿈꾼 적이 있다. 그러나 그건 꿈에 불과했다. 현실은 오히려 농민들이 서울에 가서 줄을 섰다.

몇 년 전 익산에 서울 한 지역의 쌀 급식공급업체로 선정되었음을 자랑스럽게 알리는 현수막이 붙은 것을 본 적 있다. 내가 사는 익산은 전국에서 쌀 생산이 4위라고 홍보를 하고 있고 일찍부터 급식에서 친환경쌀이 사용됐다. 그러니 남아도는 쌀을 서울에 공급한다고 해서 잘못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괜히 그 현수막으로 인해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먹거리 생산의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생각해봤음직한 숙제를 꼽는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마도 농업의 가치, 농업의 공공성 확보, 더 나아가 식량주권 등에 관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지역에서 먹고 남은 것만을 대도시로 보내는 제도를 과연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귀결될 때도 있다. 그게 안 된다면 급식만이라도 지역 농산물을 자신의 지역에 먼저 급식 식재료로 공급하고 남은 경우에만 지역 밖으로 내보낸다면 어떨까? 생산과 소비를 함께 고민하는 급식이 되려면 어때야 할까? 이런 생각들이 줄을 잇게 마련이다.

농민단체들이 몇 년 전부터 주장해왔던 정책 가운데 하나가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이다. 국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농산물 품목을 정하고 그 품목별로 일정 비율만큼을 국가가 책임지고 수매를 하는 제도이다. 이 정책의 주요목표는 식량주권 실현을 위해 농민들에게 생산비를 보장하고 국민들에게는 농산물 가격의 안정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또 하나 중요한 정책이 있다면 바로 친환경무상급식이다. 실제 이번에 새로 선출된 전국농민회총연맹의 김영호 의장도 이 두 가지를 국내 농업에 관한 주요한 활동목표로 밝힌 바 있다.

생산비 보장과 가격 안정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공급과 수요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급식은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급식에서의 지역농산물 사용은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체계를 만드는 첫걸음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최근 충남에서의 지역농산물 현물공급정책이 실제 시범사업으로 진행되기 시작한 것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동안 소규모지역 또는 기초단체에서의 시도가 있어왔지만 광역에서의 본격적인 시도는 최초이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에서의 시도는 종종 한계에 부딪치게 마련이다. 지역의 특성상 생산되지 않는 품목들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광역으로 넓혀 시행하면 이런 문제의 상당 부분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특징적인 것 두 가지를 들어보면 우선 이 사업은 안정적인 공급과 소비를 통한 계획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계획생산이 가능해지면 판로가 보장되기 때문에 농민들이 친환경농사로 전환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친환경농사는 개별농가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미 수질과 토양이 오염된 마당에 개별농가의 노력은 인근 관행농업 농가에 의해 물거품이 될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사실 친환경농업을 통해 환경과 생태를 살리는 지난한 과정이지 법에서 정한 기준의 충족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충남에서의 이 시도는 이런 문제까지 해결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둘째로 이 시도에 의해 농민이 가격결정과정에 참여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 역시 높이 사고 싶다. 그동안의 농산물가격결정에서 농민들은 철저히 소외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에서도 가격결정과정에 농민의 참여를 중요시하는 것이 이 때문이기도 하다.

충남에서의 광역현물급식 시도가 그동안의 어떤 정책보다도 진일보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곧 지방선거이다. 충남의 시도가 전국의 모든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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