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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사는 이야기> 한경임 용인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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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17  14: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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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임 용인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봄이 왔다는 걸 실감할 때는 언제일까? 아마도 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첫 날일 거다.

한 일주일 정도는 엄마도 아이도 늘어졌던 생활리듬을 다시 조이느라 피곤하다. 많은 집에서 개학 첫 날은 북새통일 거고 엄마들 코엔 땀이 송송 날 거다.

딸만 둘 키우는 누구네는 아이들이 학교가고 난 뒤 정신을 차려보니 방바닥에 머리카락만 수북이 남았단다.

나도 딸아이가 있어 절대 공감하는 그 시끌벅적한 부산함을 상상하다 보니 절로 웃음이 난다. 아이들의 통학을 책임지고 있는 나도 3월 첫째 주가 그랬다.

올해 대학 새내기가 된 딸아이, 9시 첫 수업에 맞춰 전철을 타려면 새벽별을 봐야 한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동네라 전철역까지 데려다 주는 것도 내 몫이 됐다. 딸아이를 전철역에 떨궈 놓고 집으로 오는데 아직은 어두컴컴한 동쪽 하늘에 혼자 뜬 샛별, 이리도 밝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

딸아이가 대학생이 되고 보니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허리가 부러지지 않은 것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비싼 등록금에다 비싼 기숙사 비용까지, 돈 없는 부모는 자식의 대학교육을 포기하라는 말로 들린다.

비싼 기숙사 비용도 비용이지만 장거리 통학생과 지방 학생들을 수용하기엔 대학의 기숙사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기숙사에 들어가는 게 그야말로 하늘에서 별 따기. 대학은 그 많은 돈들을 어디에 쌓아 뒀는지 참 궁금하다. 왕복 6시간, 장거리 통학이라도 가능한 걸 다행이라 생각하고 간당간당 붙어 있는 내 허리를 위해 당분간 샛별을 자주 봐야할 것 같다.

   
▲ 봄을 맞아 필자가 스스로에게 준 선물, ‘수선화’

베란다 텃밭에서 겨울을 난 치커리는 연두빛 새 순이 올라오더니 키가 쑥쑥 큰다. 일교차가 크기는 하지만 이젠 농사를 준비해야하는 때라고 알려주는 것 아닐까? 우리집 베란다에서 겨울을 나고 새 순을 내었으니 맞춤 시계가 아닐 수 없다. 베란다 농사는 온실이나 마찬가지라 바깥보다는 좀 일찍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상추와 로메인 모종을 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파게티 요리에 쓸 바질도 모종을 구해 심었다. 바질은 생각보다 향이 근사하다. 근대와 부추는 작년에 준비해둔 씨앗을 뿌렸다. 작년에 쓰던 흙에 새 상토를 섞어주고 지렁이 분변토를 거름으로 넣어 줬다. 베란다 텃밭에 땅심을 북돋아주려면 지렁이 분변토가 가장 좋을 것 같아 주문해서 써 보았는데 이참에 아예 지렁이를 키워볼까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이사와 처음 사귄 이웃에게 구피를 얻어 키웠다. 10년 가까이 우리집 식구로 지낸다. 가습기로 쓰려고 커다란 자배기 두 개에 키우는데 한 달에 한번쯤 물을 갈아준다. 자배기 안에 물은 구피들이 먹고 싼 것들이 다 들어 있어 텃밭에 줄 물로는 아주 그만이다.

올해는 먹다 남은 채소로 지렁이를 키워 분변토를 얻고 구피들에게 거름기 있는 물을 얻어 베란다 텃밭이긴 하지만 자연스러운 순환 환경을 만들어 보고 싶다.

서향에 가까운 우리집 베란다엔 오후 늦게까지 깊숙이 햇살이 들어온다. 따사롭고 화사한 봄 햇살이 된장, 고추장 항아리며 초록 이파리들 사이로 환하다. 그 사이로 노랗고 작은 얼굴을 내민 수선화가 활짝 피었다. 봄을 맞아 내가 나에게 준 작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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