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관 식량닷컴 공동대표

최근 친환경 농가들의 인증이 문제가 많다고 연일 친환경 농가들을 비난하는 뉴스를 접하며 가슴이 아프다.

오히려 농약을 치고 잘 관리되는 것이 낫다고 하는 억지주장까지 나온다. 친환경 인증을 관리하는 책임이 정부에 있음에도 자신들의 관리책임을 탓하기보다 농가들의 책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어렵게 친환경 농사를 짓는 수고에 더불어 친환경인증과 관련한 비용을 농가가 스스로 부담하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친환경 농사에 있어서 친환경 인증은 불가피한 것이다. 친환경 농사를 하기 위해서는 필지마다 토양 검사는 물론 수질검사와 잔류농약 검사를 해야 한다.

경기도의 경우 최근 친환경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인증비 지원이 중단되고 있다. 친환경 인증에 대한 예산은 줄이고 관리·감독은 소홀히 해왔으면서 농가들의 친환경 생산만을 탓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친환경 인증을 위한 비용의 절반을 부담해 왔다. 친환경 인증비의 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50%가량 되고 있어서 친환경 농가입장에서는 그나마 친환경 농사를 해나갈 수 있는 힘이 됐었다.

그런데 절반 가량을 지원하던 정부지원이 예산부족으로 끊기면서 일부 농가는 친환경 인증비용의 지원을 받고 일부 농가는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 친환경 작목반 내에서도 인증비를 일찍 신청해서 받은 사람과 늦게 신청해서 받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는 문제를 낳고 있다.

게다가 2년에 한 번 하던 무농약 인증이 올해부터는 매년 하도록 돼, 농가는 30만원 가량의 추가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친환경은 대규모로 규모화 된 농가보다는 3천평 이내의 소농들이 많은 실정이다. 소규모 친환경 농가들은 친환경 농사를 하면 할수록 땀의 대가보다는 손해가 더 커지는 현실이 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농민이 살아가지 못하는 환경에서 농사가 지속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농가들에게 친환경 농사의 수고에 더해서 손해까지 보며 친환경을 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무엇보다도 어렵게 친환경을 해나가는 농가들이 줄어들고 있다. 주위에서 친환경 인증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2년 전국적으로 무농약 인증 농산물이 전년 대비 14%나 줄어들었고 친환경 농산물 생산이 전년 대비 19%나 감소했다고 한다.

수입개방은 밀려오고 이제 쌀마저도 전면개방의 태풍 앞에 서있다.

소규모 농가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친환경과 직거래 유통망이 필수적인 과제이다. 그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된다하더라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친환경 생산의 기본이 되는 친환경 인증비의 축소는 부당하다. 현재 3천평 이하의 고령농들도 친환경 참여가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려면 친환경 인증비의 전액지원이 필요하다.

친환경농사의 수고로움에 친환경 인증비 부담마저 농가가 짊어져야 하는 이중 고통을 덜어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