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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권리 빼앗을 GMO와 TPP<특별기고> 김성훈 슬로푸드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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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01  16: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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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본격화되는 한·미 유기가공식품 상호동등성 협상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협상이 국내 친환경농업 위축과 더불어 유전자조작생명체(GMO) 국내 개발 활성화, 쌀시장 관세 개방 움직임과 맞물려 우리 농업의 몰락과 먹을 권리 상실을 자초할 수 있다.

   
▲ 김성훈 슬로푸드연구소 사무국장
지난달 6일 미국 유기농소비자협회에 따르면 몬산토, 듀퐁, 바이예르 등 화학기업과 생명공학 다국적 기업들은 자국 정부와 주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여 공청회와 같은 공식적인 여론수렴 절차를 생략한 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와 범대서양자유무역협정(TAFTA) 등을 통해 속성검사를 내세워 지엠오 표시제 무력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엠오 농축산물 교역 확대와 지엠오 보급 확산을 꾀하는 TPP가 지엠오 표시제를 가로막고, 국내 친환경 먹거리 생산과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경기도의 친환경 급식 지원예산 삭감, 서울시교육청의 친환경 농산물 급식 의무사용 비율 감축과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이용의 대폭 축소, 경북도의회의 기존 학교급식지원 조례 폐지와 같은 친환경 학교급식의 퇴행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TPP와 FTA는 예외 없는 개방과 관세철폐와 같은 강도 높은 시장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관세 수입을 줄이는 재정 부담을 짊어지면서도,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른 의무수입물량(8%)과는 별개로, TPP의 발효와 동시에 무관세 저율할당관세(TRQ)물량을 매년 3%씩 늘려서 수입해야 할 처지다.

무관세 의무수입과 관세철폐를 지향하는 TPP을 앞둔 와중에 쌀의 관세화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 농업을 하루아침에 몰락으로 몰아갈 수 있는 매우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일이다.

지난달 17일 농촌진흥청이 개최한 미디어간담회에서 박수철 GM실용화사업단장은 “GM작물을 상용화하면 친환경 관련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농진청 GM실용화사업단은 바이러스 저항성 고추를 개발한데 이어 두 가지 지엠벼를 개발하고 있다.

GM실용화사업단이 지엠벼를 상용화하고 생명공학기업과 특허권을 나눠 갖고 보급에 앞장선다면, 미국과 같이 지엠오의 100% 차단과 유기재배 허용 조항을 동시에 담고 있는 기형적인 유기농식품 제도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 미국에서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는 지엠오 종자의 친환경 농업 잠식 현상이 우리 땅에서 현실화될 공산이 크다.

뿐만 아니라 국산 지엠벼가 상용화돼서 국내 시험재배에 들어가거나 소량이라도 수출을 하게 되면 장차 중국산과 미국산 지엠쌀 수입을 막을 도리가 없다. 게다가 2009년 개악된 양곡관리법에 따라 합법화된 혼합쌀의 시장잠식은 한국을 글로벌 지엠쌀의 천국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에선 2006년 지엠쌀과 일반쌀이 섞여 유통돼 미국 정부의 지엠오 관리체계의 허술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미국 농무부는 지엠오 혼입쌀이 어떻게 얼마나 유통됐는지 파악조차 못했다. 2011년 미국 정부는 쌀 재배농가들에게 7억5,000만 달러를 배상키로 합의했다.

또한 미국 정부는 TPP 입장료로 한국 정부에게 쌀시장 개방과 함께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의 추가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면 자국에서 가장 위험한 집단으로 꼽히는 미국 젖소암소고기가 국내에 상륙한다. 지엠 농식품과 지엠 성장호르몬에 찌든 미국산 젖소고기에 학교급식을 내주고 친환경 학교급식이 위축될 공산이 크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TPP선결과제로 내세운 한미 유기가공식품 동등성 협정 체결은 TPP협상의 향방을 결정지을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철폐를 지향하는 쌀시장 개방과 무관세 쌀수입이라는 엄청난 부담을 안겨줄 가능성이 농후한 TPP는 지엠오 보급 확산과 교역 확대를 동반하고 있다.

그 직접적인 피해는 지엠오에 밀려날 친환경 농업, 그리고 주는 대로 먹어야 하는 친환경 학교급식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누려야 할 먹을 권리는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4월부터 6월까지 한미 유기가공식품 상호동등성과 TPP협상 차원에서 본격화할 지엠오와 쌀 그리고 쇠고기 협상이 우리 사회가 인권의 기초인 먹을 권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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