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조리종사자 정책토론회’가 전국회계직연합 학교비정규직본부 경기지부 주최로 수원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제공)

3월 29일 경기도교육복지센터에서 400여명의 급식종사자들이 모여 학교급식 근로환경 실태를 증언하고 대책을 토론했다.

“일주일 병가를 냈다가 대체인력이 없어 하루 만에 아픈 몸으로 출근해야 했습니다.”(조리사 현장증언), “여러분들은 근로계약서를 쓰신 거지 신체포기각서를 쓰신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실태조사결과 3명중 1명은 환자였습니다. 그 어느 직종도 이보다 심한 곳은 없었습니다.”(녹색병원 연구원)

토론장은 동료 조리종사자들의 현장증언에 울음바다가 되더니, 녹색병원의 급식실 실태조사 결과보고에 이어 질문들도 봇물처럼 쏟아졌다.

실태조사 결과 조리종사자 한 사람이 들었다 놨다 하는 무게는 8톤이라고 한다. 하루 두 끼를 급식하는 고등학교의 경우는 2배다. 가장 급한 것은 조리종사자 배치기준을 낮춰 더 이상 급식실 근로자들이 골병들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인대가 끊어져 팔도 못 드시는 분들, 어깨에 석회가 차서 돌덩이가 되신 분들, 관절이 문드러지고 난청과 만성습진, 독한 냄새로 갑상선에 이상이 생긴 분들. 방학 때 치료해서 몸을 만들어도 다시 학기가 시작되면 망가지는 생활의 반복.

특히 지금까지는 골병들어 억울하게 그만 두는 동료들을 볼 때 당장 일이 힘드니 새사람을 받기에 급급했었는데 이제는 아픈 동료들이 그만두지 않도록 대책이 세워져야만 한다.

조리종사자도 교육청 소속이니 대체인력을 교육청이 책임지고 배치해야 한다. 학교가 급하게 대체인력을 구할 때는 신출내기가 오기도 하는데, 조리과정은 빠른 시간 내에 소음과 열기를 이기면서 무거운 기구를 다뤄야하는 특성상 익숙하지 않으면 사고가 자주 나기 때문이다. 또 학교별 대체인력비는 턱없이 모자라고 눈치가 보여 쓸 수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급식비에 포함돼 지급하는 인건비는 급식실 종사자의 사용자인 교육청에서 직접 관리해야 한다. 특히 하루 두 끼 급식을 하는 고등학교의 경우, 저녁에 식사하는 학생이 줄면 급식실 인력을, 인건비를 더 달라고 하면 재료비가 낮아져서 급식 질이 떨어지는 건 뻔한 일이다.

또한 교육청 차원에서 식중독 등 위생의 공동관리도 꼭 필요하다. 식재료를 교육청에서 공동구매하고 안전관리나 물관리도 기관에서 하지만 정작 식중독 사고가 나면 왜 책임은 학교만 져야하는지 답답하다.

아울러 조리기구를 사거나 안전관리 계획을 세우고 시설을 개선할 때 조리종사자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조리기구 사용도 우리가 하고 다쳐도 우리가 다치지만 정작 급식정책을 계획할 때는 일방적이다. 조리업무는 학교급식법에서도 엄연히 전문 업무로 분장돼있다.

우리 조리종사자는 내 아이를 먹이는 정성으로 일하고 있다. 학교만큼 많은 양을 조리하면서 안전한 곳이 또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 열심히 일한만큼 떳떳하게 존중받을 수 있는 대우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