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의 친환경급식을 둘러싼 논쟁이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불편하다. 학교와 학부모 마음대로 식재료를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이 불편하고 생산한 농산물을 버려야 하는 농민들의 마음이 불편하다.

친환경센터를 이용하던 전자입찰을 통해 식재료를 구입하던 학교와 학부모들의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인데, 친환경유통센터를 이용하면 감사를 당한다는 소문에 학교 관계자들이 복지부동하면서 친환경 식재료를 원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이 불편하다.

이를 지켜보아야만 하는 농민들의 마음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특히 친환경 농민들의 마음이 불편하다. 애써 수확한 친환경 농산물은 팔 곳이 없어 버려야 할 상황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신들 때문에 일반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이 매도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속으로 화병만 깊어 간다.

친환경적 방법으로 생산된 농산물이 좋다는 것은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다. 올해부터 학교급식 친환경 식재료 사용을 70%에서 50%로 줄인 서울시교육청도, 관행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도 모두 친환경농산물이 좋다는 것을 안다. 당장 몸에 좋은 것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생태계도 함께 좋아진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마음이 불편하다. 논란이 극과 극으로 확대되면서 본질적인 논의보다는 상호간 세력싸움의 양상으로만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GAP와 전자입찰 문제가 결합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GAP가 친환경농산물과 동급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전자입찰로 우수한 농산물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처럼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분명한 건 GAP는 품질이 우수한 농산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고, 전자입찰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안전한 농산물의 생산체계를 구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GAP와 전자입찰 방식이 결합되면서 학교급식에까지 GMO와 수입농산물이 공급될 수 있는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전국의 지자체들이 학교급식조례를 제정하면서 왜 친환경농산물과 지역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을 명기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한다.

서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서울도 엄연한 대한민국의 일부다. 따라서 서울의 먹거리정책 또한 대한민국 농업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방향에서 결정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