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적 목사(김포민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초등학교 급식이 전면 실시된 것은 김영삼 정부 때이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급식은 김대중 정부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아이들 급식에 이윤을 추구하는 몰지각한 기업들이 참여하면서부터 학교급식에 공해식품이라는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기게 됐다. 이때부터 ‘친환경 무상급식’이 진보진영 시민단체와 학부모들로부터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게 됐다.

우리 김포의 경우는 2010년 6.2 지방선거에 시장후보와 시의원후보들이 친환경 무상급식 공약을 내걸었고, 무상급식 공약을 발표한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이에 김포민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서는 ‘김포시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 준비위원회(위원장 최재웅, 이하 추진위)’를 결성하고, 김포시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민관 추진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추진위는 선거 직후 유영록 김포시장과 면담에서 지난 지방 선거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만큼 친환경 무상급식을 위한 조례안과 예산 확보 등 거기에 따른 민관 협력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공약 이행 의지를 확인했다.

그 자리에서 연대회의는 ‘민관기구에는 반드시 시민단체 소속의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방자치의 참다운 진정성과 민주적이고 투명한 지방자치의 새 역사가 쓰일 것이다. 또한 무상급식은 지구환경 보전과 식량주권을 지킬 수 있으며 건강한 농민을 길러낼 수 있고 우리 아이들을 환경공해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유 시장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고 2011년 김포시민단체 정예요원 10여명이 시 조례에 의한 무상급식 추진단에 진입하게 됐다. 그리고 김포친환경 무상급식 추진단은 중요 사업으로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 편성 △급식관련 조례 제·개정 및 행정 체계정비 △친환경 지역 농산물과의 연계 등을 제시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한편 김포 시민단체에서는 애초부터 학교급식지원센터 등 급식 헤게모니를 공직자 중심으로 쥐겠다는 발상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우려했다.

그런데 그 예상이 적중이나 하듯이 공직자 중심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시청의 관계부서는 급식 관련 회의나 진행 상황을 추진단에 보고조차 않는 일이 빈번해졌고, 심지어는 회의조차 열리지 않아 회의 날짜를 추진단에서 정하기도 했다.

이런 파행 운영에 추진단은 수차례 시장 면담을 요청해 친환경 무상급식의 제도적 안착을 요구하고 관계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주의를 질타했다. 그때마다 시장은 조속한 기일 내에 예산 마련 등을 약속했지만 실무부서들은 부서별 미루기로 하세월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에 추진단은 시장 지시사항이 공직자 사회에 통하지 않음을 자각하고 그때부터 추진위원 사퇴 의사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추진단은 일말의 기대를 갖고 시장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인 2013년까지 기다렸으나 시에서는 이렇다 할 새로운 계획을 도출하지 못했다.

결국 올해 2월 시민단체 소속 김포친환경 무상급식 추진위원 8명 전원은 더 이상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겠다는 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없다며 사퇴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의사를 시에 통고했다.

유영록 현 시장의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민선5기 김포시에서의 친환경 무상급식은 학교급식지원센터 근무할 직원 2명을 뽑겠다며 직원채용공고를 낸 것이 전부다. 그 공고마저도 시민단체에서는 아예 진입하지 못할 정도의 높은 경력을 요구하고 있어 퇴직 공무원의 낙하산 자리를 마련하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부쩍 생기기도 한다.

이것이 김포시의 김포친환경 무상급식의 현주소다. 그러나 민선6기로 시정에서 김포친환경 무상급식을 어떻게 써나가야 할 것인가는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