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공약한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시민들의 생활정치가 위력을 발휘한 때가 있었다. 이후 무상급식 열기는 전국적으로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세워지는 성과로 이어졌다.

학교급식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90년 초 UR이 타결되고 WTO체제가 등장하면서 부터다. 당시 농민들을 중심으로 경쟁력이 약한 우리나라 농업을 살릴 대안으로 로컬푸드와 학교급식에 대한 수많은 토론들이 있었다.

이후 농민들의 생존권을 위한 전략과 학부모운동이 결합되면서 전국적인 학교급식지원조례제정운동이 일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학교급식의 토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농민과 시민들이 나서서 운동을 제도로 정착시킨 민주주의의 실천인 것이다.

그런데 무상급식이 실시되면서부터 학부모들의 급식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면서 급식 시장은 장사꾼들로 인해 최저가 저질급식이 판을 치고, 학교장들과 납품업자들 사이에 커미션이 오가면서 비리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이에 또 다시 학부모들이 나서 식재료 공급 방식을 전자입찰로 바꾸면서 또 한 번의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 놓았다.

특히 서울시민들은 전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오세훈 전 시장을 심판하고 박원순 시장을 당선시키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서울친환경센터를 이용해 친환경급식을 하는 학교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친환경급식을 축소하고 산지와의 직거래 등도 하지 못하도록 분위기를 만들면서 친환경센터를 이용하는 학교가 급감했지만 학부모들은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 사이 서울시친환경급식 정책은 정치인들의 손에 넘어가 버렸다. 급식운동진영 또한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각각 정치권과 결합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선거 결과에 따라 급식정책 방향이 결정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우리의 현실이다.

지난 3월 초, 개학과 함께 실시된 급식 과정에서 집단으로 식중독이 발생했다. 이러한 일들이 또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면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서울시 급식정책 방향과 관련, 안전성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고 친환경농산물과 GAP 농산물에 대한 논란도 있다. 나아가 수입농산물이 학교급식에 사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고, GMO도 급식에 사용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정치인에게만 맡겨 놓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