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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심기, ‘쑥과의 전쟁’<농장 이야기> 한기자 마송국화 먹는식물원 교육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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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01  15: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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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자 마송국화 먹는식물원 교육농장 대표
날씨가 추위에서 벗어나면서 나무시장이 개장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먹는 식물원에 작년에 못다 심은 가죽나무, 산청목, 은행나무, 복분자, 오미자 등의 유실수심기와 농장건너편 밀고 들어온 공장에 대응해 공기보존을 위한 메타세콰이어 길을 구상했기 때문이다.

5일장 마송장터에 나무 파는 아저씨와의 거래 속에 오미자 한그루를 더 얻어 가슴 가득한 설레임으로 마송국화의 품으로 온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위치에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고 마지막으로 식구가 제일 많은 오미자가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자리를 골라 여섯 그루를 심었다. 마송국화의 가슴속에는 이미 오미자가 해마다 성장해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달은 모습으로 다가와 있다.

얼마 전 옆 농장이 땅을 매립하더니 오늘은 주인내외와 아들이 와서 나무를 심는다. 주인이 누구인가 궁금해 하면서 6년을 지나왔는데 나무 심는 그들 모습을 보니 급 식구처럼 느껴졌다.

물을 얻으러 온 내외에게 한껏 친절한 선배 농부의 모습으로 물을 길어주면서 이런저런 말을 섞어보니 마송국화의 마음과 다르다. 벌금을 피하기 위한 나무심기, 땅값을 올리기 위한 나무심기이다. 하지만 그들을 탓할 수 있을까?

수십 년간 땅, 나무, 꽃과 함께 해온 마송국화도 이제는 돈을 보려고 한다. 열심히 땅을 가꾸면 끼니걱정 안하게 땅은 돌려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보 같은 낡은 생각이다. 땅과 함께 희노애락을 할 것이 아니라 땅을 잘 팔아먹어야 하는 것이 현 시대에 맞는 똑똑한 짓이다. 마송국화와 친한 지인들은 대부분 이렇게 조언한다.

25여년 전 김포로 시집을 오면서 1,600평의 포도밭을 임대했다. 800그루의 포도나무 주인이 된 마송국화는 포도나무들과 장난도 많이 쳤다.

임대한 후 이름표를 달아 하나하나마다 그 나무의 특성과 성격을 기록하기로 하고 밤새도록 만든 책받침 이름표에 고리를 뚫어 포도나무에 이름표를 걸어주면서 너를 내 식구로 받아들이는 엄숙한 수여식을 했다. 악수를 할 수가 없어 마송국화가 일방적으로 어루만져 주었다.

며칠이 지나면서 동네에서 수군거림이 들렸다. 도대체 포도밭에서 햇볕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저 물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마송국화의 답에 동네 어르신들은 대학 나온 사람이 다르긴 다르다며 고개를 크게 끄덕여줬다.

그 포도나무는 똑똑해 지고 있는 마송국화에게 아직도 가슴에 남아 먹는식물원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차지했고 가장 가까이에 심겨져있다. 싹이 손가락 크기만큼 커진 요즘 식지 않고 가슴을 부풀게 하는 나무이다.

뻐꾸기는 뱁새 둥지 속에 하나의 알을 낳고 뱁새가 낳은 서너 알 중의 하나를 물고와 죽여 버렸다. 뻐꾸기는 번식에 남다른 재주가 있는 뱁새의 무리를 조절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바보같은 뱁새는 자신의 알과 비슷한 파란색에 속아 뻐꾸기알을 품는다.

뻐꾸기는 알에서 깨자마자 아직 깨지 못한 뱁새의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어 모두 깨뜨려 죽여 버리고 어미뱁새가 물어온 먹이를 독차지하고 무럭무럭 큰다.

자신보다 훨씬 큰 등치의 뻐꾸기 새끼를 아직도 자기 새끼인줄 알고 자신의 머리보다 큰 입속까지 들어가 먹이를 먹여주는 장면은 화가 나서 바보같은 놈이라고 욕을 퍼붓게 한다.

뻐꾸기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뱁새는 뭐하고 있는 것이야. 도대체….

먹는 식물원에 감국이 많다. 감국도 국화과고 쑥도 국화과 이기에 감국잎과 쑥잎이 초보자가 보기엔 얼추 구별하기 힘들다. 마송국화는 감국을 키워야 하기에 감국 속에 숨은 쑥을 솎아내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났다.

먹는식물원에서는 마송국화가 갑이다. 마송국화의 의지대로 식물은 존재한다.

대한민국에는 국민이 있다. 대통령도 국민이고 해경도 국민이며 선장도 국민이다. 마송국화는 생존을 위해 쑥을 캐내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났다.

숙명이고 뭐고 쑥의 번식도 눈 감아주는 똑똑하고 친철한 예스우먼이 되는게 여태까지 배워온 삶의 지혜인데 머리속이 복잡하다.

   
▲ 포도나무
   
▲ 오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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