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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무상급식, 왜 계속되어야 하는가현장칼럼 / 최재관 식량닷컴 대표(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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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29  17: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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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관 식량닷컴 대표
그깟 우렁이가 뭐라고 논에 넣기만 하면 풀을 없앤다고 하니 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믿겠는가.

그런데 제초제를 뿌린 논보다 우렁이가 더 깨끗하게 풀을 없앤다.

우렁이를 처음 논에 넣고 매일 논바닥을 살펴봤다. 어찌된 일인지 우렁이는 꼼짝달싹 하지 않았다. 얘들이 왜 일을 하지 않고 놀고 있을까 걱정이다. 알고 보니 우렁이는 야행성이라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우렁이가 느린 줄 알았는데, 물속에서 빨리 움직이는 모습에 한 번 더 놀랐다.

최근 서울의 친환경 무상급식이 후퇴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학부모모니터링단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서 “제대로 된 친환경이 어딨느냐”며 농민들을 의심하고 “친환경 농산물 보다는 농약으로 잘 관리된 GAP 농산물이 더 낫다”고 해 논란을 야기했다.

그리고 친환경 농산물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만든다고 하면서 그동안 어렵게 만들어온 농민과 학교의 직거래 계약재배체계를 근본부터 파괴하고 있다.

이번 6.4 지방선거는 친환경무상급식이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친환경 무상급식의 소중한 성과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 서있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친환경 무상급식은 농업의 희망을 개척했다

친환경 학교급식의 장점은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이들 숫자에 한 끼 당 쌀 중량을 곱하면 농가들의 계약재배 생산량이 산출된다. 그리고 생산된 쌀의 전량은 학교급식을 통해 소비된다. 농가들은 판로에 대한 걱정이 없다.

농민들이 농사짓기 힘든 것은 생산보다는 판매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농민들은 무엇을 심어야 할지 결정할 수 없고 폭등과 폭락을 피해갈 수가 없다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농산물은 시장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다. 학교급식은 농민들에게 친환경 농산물 판로를 열어 주었다.

우리 사회의 새로운 먹거리 기준을 만들고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우리 사회의 먹거리 기준을 바꾸어 왔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의 대중화와 일반화’를 가져오고 있다. 또한 친환경이 어려운 경우에도 국내산 콩을 이용한 두부와 된장의 소비 등 ‘국내산 농산물 사용을 표준’으로 만들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 이후에는 방사능 검출 농산물을 학교급식에서 차단하고 있고, GMO 사용 농산물에 대해 학교급식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례를 발의하고 있다. 그것들은 우리 사회가 일찍이 하지 못했던 올바른 먹거리의 표준을 학교에서부터 시작해 가는 일이다.

친환경 학교급식은 다국적 곡물메이저와 식품기업들의 눈에 가시가 되고 있다.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도 수입 농축산물의 원산지표시 제도를 문제 삼았다. 수입산 농산물에게 있어 학교급식은 진입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

학교 급식현장에서 GMO 농산물이 퇴출되고 있고, 수입산 농산물마저도 국내산에게 자리를 양보하게 만들고 있다.

WTO를 뛰어 넘고 보편적 복지를 열었다

2011년 12월 15일, WTO에서는 급식프로그램과 관련된 정부 조달 협정이 타결됐다. 급식프로그램에서 국내산 농산물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국제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친환경 무상급식이 WTO를 뛰어 넘은 것이다.

학교급식이 보편적 복지를 만나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되고 그것은 학교의 담장을 넘어서서 사회로 나가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출발한 학교급식은 현재 지자체 선거 공약을 통해 중·고등학교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으며 보육과 유치원으로 그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 500만명 중 100만명이 영양결핍이라고 한다. 일본의 경우 노인급식규모가 학교급식의 두 배에 이른다. 사회적으로 먹거리의 지원이 필요한 계층이 곳곳에 있다. 농촌의 경우에도 마을 주민들의 힘으로 마을회관 공동급식을 실시한다.

저소득층의 무료급식 활성화와 3백만명의 대학생 급식, 250만명의 장애인들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다. 이외에도 군대급식, 공공기관 급식 등 공공급식의 영역은 엄청나다.

공공급식은 공공조달을 통해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소비처가 되고 계약재배의 활성화와 지역경제에 구체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 복원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

나의 소중한 한 표가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나의 선택이 농업의 희망을 만들 수 있고 우리사회의 건강한 먹거리 기준을 지킬 수 있고, WTO를 넘어 사람이 우선되는 복지 세상을 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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