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11일 전국 농협조합장 동시선거를 앞두고 농협의 정체성과 심각한 경영위기를 타파하고 농민의 자주적 협동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좋은농협만들기 정책선거실천전국운동본부(상임공동대표 박진도,이하 본부)는 지난 4일 32개 농민·시민사회·소비자단체들이 모여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본부는 “농협은 그동안 ‘농업과 농민은 쇠퇴하는데 농협만 번성한다’는 비난이 있었으나, 이제 많은 농촌지역 농협은 경영상의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경제사업의 적자는 말할 나위 없고, 주된 수익원이었던 신용사업 자체가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내년 3.11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 농협이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농민이 주인되는 조합으로 거듭나도록 농협개혁 대장정을 출발한다”고 밝혔다.

출범식에 이어 ‘좋은 농협! 이렇게 만들자’라는 박진도 대표의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정책토론회가 진행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명채 농업개혁위원장을 좌장으로, 남무현 조합장(충북 괴산 불정농협),전영남 조합장(전남서남부채소농협),한영미 대표(강원 횡성 여성농업인센터),허수종 이사(전북 한국농업경영인정읍식연합회),안인숙 회장(행복중심생협연합회),이필구 국장(한국YMCA전국연맹 정책사업국)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박진도 대표, 5대 실천 목표와 15대 정책약속
박 대표는 좋은 농협을 만들기 위한 5대 실천 목표와 15대 정책 약속을 내놓았다. 5대 목표로는 ▲조합원께 희망 주는 조합 비전･전략 설계 〔비전과 전략〕 ▲조합원이 주인 되면 우리 조합 성공한다!〔주체와책임〕▲조합원은 생산 전념, 판로･소득은 조합 전담! 〔봉사와 혁신〕 ▲조합(간) 협동･지역(내) 연대로 더불어 행복한 협동농촌 만들기! 〔협동과 연대〕 ▲회원조합의 자립발전에 최대 봉사하는 중앙회(장) 만들기!〔자립과 연합〕를 제시했다.

남무현 조합장, 중앙회가 지역농협 사업 잠식..중앙회장 직선제 필요
남무현 조합장은 “중앙회는 지역 농협이 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지역 농협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함에도 오히려 중앙회 이윤취득을 위해 지역농협의 사업을 침해하거나 잠식하고 있다”고 하면서 “시군지부도 폐지돼야 한다. 현재 농정지원단 형태로 유지하고 있는데 직원 2~3명에 예산도 없는 상태에서 결국 시군지부장 비서 역할밖에 하는 일이 없다. 지부장은 회원조합 연합을 통해 대표 조합장이 역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남 조합장은 중앙회장 선출에 대해서도 직선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도본부장과 조합감사위원장도 직선제가 필요하다”며 “한편 경제지주에서 추진 중인 도별 물류센터는 조합 경제사업과 중복 또는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각 도별 조합연합회에 이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영남 조합장,경제사업 직원우대제 도입...매취형 공동정산제 도입
이어 전영남 조합장은 판매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조합 운영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경제사업 직원 우대하는 성과보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조합장은 매취형 공동정산제도(최저가격보장)의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매취방식은 조합에게, 수탁방식은 조합원에게 위험성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조합원과 합의된 최저가격을 보장하되 판매수익을 추후 정산하는 방식의 매취형 공동정산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저가격의 수준은 음성군 조례의 최저가격 결정방식을 참고할 만하며 향후 시군단위 조례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영미 센터 대표, 지역두부... 지역사람 못먹게 하는 농협 하나로마트 
한영미 여성농업인센터 대표는 “횡성엔 지역순환영농조합법인 텃밭 두부가공공장이 있는데 농협 하나로마트에선 이 두부를 놓을 자리가 없다며 대기업에서 만든 두부만 팔고 있다”고 한탄하면서 “어떤 농협에선 1+1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지역에서 나는 콩으로 만든 두부는 전국으로 팔려나가지만 정작 지역사람들은 텃밭두부를 먹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광역시도 및 시군구 지역차원의 농협개혁운동을 적극 지원한다. △후보자들의 정책선거 실천에 관한 서명 협약식을 조직한다. △선거 이후 각 당선인들의 정책공약 이행 실천 여부를 감시평가한다. △조합장 및 이감사의 경영역량 강화와 민주적 조직운영을 지원한다. △조합원대의원임직원을 위한 상시 협동조합학교의 설치운영을 지원한다. △우수조합(조합장) 사례를 발굴전파하고 조합의 사업 활성화를 지원한다. △ ‘좋은농협만들기 협동조합운동가’들의 상호교류와 연대활동을 조직한다. △ 좋은 농협을 만들기 위한 조사 및 정책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농업협동조합법, 공공단체 위탁선거관리법 등 법제도적 개선을 추진한다 는 등 좋은농협만들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