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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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

천원의 밥상으로 유명한 광주광역시 대인시장의 ‘해뜨는 식당’ 주인 김선자(73세)씨가 지난 3월 18일 돌아가셨다. 쌀을 살돈이 없어 굶는 사람들을 위해 지난 2010년 8월부터 1식3찬에 천원의 밥상을 운영해 오던 중 대장암으로 끝내 목숨을 잃었다.
 
값이 천원인 이유도 먹는 사람들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배려의 마음으로 천원을 받는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에는 시장의 봉사자들 모임이 만들어져서 할머니의 뜻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천원의 밥상은 당연히적자이지만 후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비록 계속해서 적자라고 하더라도 할머니의 뜻을 계속해서 이어가고자 한다.
할머니는 돌아가셨지만 할머니의 정신은 다시 살아서 해뜨는 식당을 더욱 빛내고 있다. 천원의 밥상은 최근 무상급식논란을 벌이는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한다. 할머니가 천원을 받은 것은 경제적인 부분의 도움을 받고자 한 것이 아니라 밥을 먹는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가 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식비를 내는것도 투명한 통이 있어 자율적으로 내도록 배려했다. 천원의 밥상은 배고픈 사람들의 허기만 채워준 것이 아니라 할머니가 운영하던 식당의 이름 ‘ 해 뜨는 식당’처럼 굶주린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자 한 것이다. 시장의 할머니가 이루려고 했던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되돌아보게 한다.

故 김선자 할머니의 소중한 뜻은 최근 대학생들의 천원의 아침식사로 이어지고 있다. 6월1일부터 서울대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아침식사를 천원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통계에 의하면 아침식사를 먹지 않는 비율이 10대는 30%이고 20대는 37%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방에서 올라와서 공부하는 대학생의 경우 자신의 생활비 80%가 식대라고 한다. 대학생들에 아침식사를 챙겨주는 배려의 마음은 비단 서울대뿐만 아니라 지난 4월1일부터 전남대에서도 시작했고, 순천향대의 경우 2012년부터 천원의 밥상을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은 달라도 아침을 먹지 못하는 대학생들의 처지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전국 340개 대학 153만명에 이르는 대학의 재학생이 있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37%가 아침 식사를 하면 대략 3만 톤의 쌀 소비 촉진 효과가 난다. 천원의 아침식사는 대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고 수입쌀로 인한 쌀값 폭락으로 고통 받는 농민들을 도와주는 일이다.

천원의 밥상을 우리 사회 전체로 확대할 수는 없을까? 농촌에서는 농번기에 들판에 나가면 일손이 없어 자장면을 배달시켜 먹는다. 가장 좋은 농산물을 만드는 농민 자신들은 정작 그 혜택을 받지 못한다. 독거노인들은 라면을 끓여서 끼니를 이어가고 고독하게 죽어간다. 故 김선자 할머니의 ‘천원의 밥상’ 마음으로 농촌에서는 마을 공동급식을 통해서 점심 한 끼를 함께 나누도록 배려하고 도시에서는 더 많은 ‘천원의 식당’이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지역 지자체의 관심으로 함께 만들어 내는 것은 어떨까.
 
천원의 밥상에 담긴 사랑의 가치를 배우는 길에서 우리도 행복한 인생을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