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지면보기

경남도가 무상급식을 중단한 뒤 3개월이 지났다. 지난 3개월동안 경남에서는 어떤 일이 어떻게 진행됐을까.

무상급식 폐지를 선언한 도지사, 도지사에 맞선 학부모들, 그리고 학부모들 여론을 받아들여 무상급식을 의무적으로 할 수 있도록 조례개정에 나선 시(군)의원들. 이들의 현재 모습을 통해 지난 3개월동안 경남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가늠해 보자.

먼저 홍준표 지사를 보면, 홍 지사가 성종완 리스트에 관련된 것이 알려지면서 조용해졌다. 홍 지사의 성완종 리스트 연루는 무상급식 폐지 이슈를 타고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경남 학부모들 뿐만 아니라 전국의 급식진영이 홍지사를 성토하고 나섰다.
 
그동안 공격적이던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이러한 홍 지사의 모습을 접하면서 국민들은 “이제 경남도 무상급식 문제가 엉뚱한 힘으로 제 자리를 찾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갖게 됐다.

그런데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진행하던 검찰이 6월 21일 홍 지사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검찰의 홍 지사 불구속 기소 발표 다음날인 6월 22일, 경남도는 도교육청에 지원하는 급식비 감사권한을 명시한 학교급식지원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현행 조례 규정에서 ‘도지사는 지원된 급식경비가 목적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지도·감독하여야 한다’를 ‘지도·감독하여야 하며, 감사를 실시하여야 한다’로 개정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날 양산시의회도 상임위원회(도시건설위원회)를 열고 ‘양산시 학교급식 식품비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심사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 30일 양산시의회 의원11명은 보도자료를 통해 “도내 무상급식이 경남도지사의 정책 변경으로 시민들은 애끊는 심정으로 항의 집회와 조례반대, 단식농성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무상급식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며 “양산시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에 관한 조례일부 개정 조례안’을 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6월 24일에는 지난 5월 27일 산청군의회가 만장일치로 가결시킨 ‘무상급식 의무화 조례안’이 군의원에 의해 정 반대로 뒤집히면서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을 시행하는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태는 산청군이 산청군의회가 만장일치로 가결한 조례안에 대해 재의요구를 하면서 비롯, 10명의 의원 중 9명이 조례안 부결에 찬성했다. 이에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등 경남지역 학부모들이 홍준표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하고 나섰는데, 홍준표 지사 스스로 결자해지로 사태를 수습하지 않는 한 경남도 무상급식 사태는 경남도 뿐만 아니라 전국의 학부모들을 자극시키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이성적이고 교육적인 결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