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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호칼럼]밥쌀 수입과 쌀값 폭락, 대북 쌀 차관으로 풀자[48호/2면/공공급식/장경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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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16  19: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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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호 PDF 파일 지면 2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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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 /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겸임교수

쌀값이 심상치 않다. 쌀 농민들은 MB정권의 급작스런 대북 쌀 차관 중단에 따른 2009∼2010년의 쌀값 폭락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산지 평균 쌀값은 정곡 80kg 기준으로 약16만원 정도를 기록하면서 쌀값이 회복세를 보인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올해도 쌀농사가 풍년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쌀값 폭락의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히려 밥쌀 수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면서 쌀값 폭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7월말 정부는 농민들의 강한 반발과 저항을 무시하고 미국산 및 중국산 밥쌀 3만 톤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으로끝난 것이 아니라 정부 내부에서는 올해 밥쌀을 추가로 더 수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쌀도 이미 잇따른 풍년으로 쌀값 폭락이 우려되고 있고, 올해부터는 의무적으로 밥쌀을 반드시 수입해야 한다는 부당한 족쇄도 없어졌기 때문에 굳이 미국산 및 중국산 밥쌀을 수입해야 할 필요성은 그 어디에도 없다. 쌀값 안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밥쌀 수입으로 쌀값 폭락을 더욱 부채질하는 정부의 행태는 몰상식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정부에게도 마지막 기회는 남아있다. 밥쌀 수입과 쌀값 폭락으로 멍든 농심을 달래고 농민에게 쌀값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대북 쌀 차관을 재개하는 것이다.

잇따른 풍년과 밥쌀 수입으로 이미 쌀 공급의 과잉이 예상되고, 쌀값 폭락이 관측되는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처방은 대규모의 쌀을 시중에서 완전히 격리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 보다 더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다.

그리고 대규모 시중 격리의 가장 적절한 방법이 대북쌀 차관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과거 대북 쌀 차관이 국내 쌀값 안정에 기여했던 효과도 이미 검증을 마쳤다.

때마침 극적인 8.25 합의로 남북관계 개선의 전환점이 마련되었다. 고강도 적대적 대결에서 상호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공존의 길로 나가겠다고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산가족 상봉까지 논의되고 있고, 5.24조치 해제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도 거론되고 있다. 과거 남북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공존을 상징하던 조치들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그동안 중단되었던 민간차원의 다양한 남북교류도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있다.

그렇다면 과거 남북 교류협력의 또 다른 상징과도 같았던 대북 쌀 차관도 당연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 수구세력들은 대북 쌀 차관이 일방적인 퍼주기라고 비난했지만 그러한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대북 쌀 차관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쌀값 안정에 기여하는 효과가 매우 크며,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전체의 식량주권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밥쌀 수입 강행으로 저지른 정부의 잘못도 대북 쌀 차관으로 일정하게 해소할 수 있다. 수입산 밥쌀을 대북 쌀 차관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다. 작년까지는 의무 수입된 쌀을 반드시 국내에서 사용해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이러한 부당한 족쇄도 풀렸다. 국내 쌀 수급안정을 위해서는 의무 수입된 쌀도 대북 지원 및 해외 원조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굳이 수입할 필요가 없는 밥쌀 수입을 강행하는 정부 당국자들을 보면서 그 무능과 무기력에 분노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약간의 연민을 느낀 부분도 좀 있다. 미국 등 협상 상대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밥쌀을 수입해야만 하는 처지에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그대로 말하지 못하고 “수입산 밥쌀에 대한 국내 수요 충당”, “세계무역기구(WTO) 내국민대우 위반” 등과 같은 궁색한 논리로 변명하는 모습에 일말의 안타까움도 느꼈던 것이다.
 
정부가 수입산 밥쌀을 대북 쌀 차관에 포함시켜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길 바란다. 만약 이 마저도 미국 등의 눈치를 보면서 실행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주권국가의 정부로 부르기조차 민망해진다. 내 돈을 주고 수입쌀을 사면서 밥쌀용이든 가공용이든 그 용도조차 자기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는 처지도 보기에 딱하지만 수입한 밥쌀을 국내용이든 원조용이든 그 사용조차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한다면 어찌 주권국가의 정부라 할 수 있을까.

밥쌀 수입에서 저지른 정부의 잘못을 만회하고, 쌀값 폭락을 방지할 수 있는 대북 쌀 차관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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