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호 PDF 파일 지면 6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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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4일 ‘먹거리 정의를 이야기하는 30인의 밥상’(푸드앤 저스티스 지니스테이블 대표박진희)이 마포에 있는 시민공간 나루에서 진행됐다.

30인의 밥상은 소득에 따라 차별받는 먹거리 불평등은 해소되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모여 밥상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푸드 앤 저스티스 지니스테이블 박진희 씨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박 대표는 “유기농 농사를 지으러 농촌에 갔는데 농사를 지어놓고 보니 유기농 농산물을 먹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더라.” 이런 고민속에서 유기 농산물을 구입한 분들에게 “정작 유기농산물을 먹어야 하는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에게 꾸러미를 보내고 싶어 지원을 요청했더니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셔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경제적 격차에 따라서 먹거리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깨달음이 커지고 이 깨달음은 ‘먹거리 정의를 이야기하는 30인의 밥상’의 모태가 되었다.

지난 2013년 12월부터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와 함께 서울 오방놀이터에서 밥상을 차리기 시작, 지금은 전국을 순회하면서 밥상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이 번 9월 밥상은 ‘환경정의’에서 장소를 제공하고 밥상도 차렸다. ‘환경정의’는 지구 생태계와 한반도가 처한 환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활동하는 단체로 말 그대로 사회적으로 정의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정의를 실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SNS를 통해 온 참가자들은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김원일 총장 사회로 ▲먹거리 정의를 이야기하는 30인의 밥상이 탄생된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특히 김포에서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와 친환경로컬밥상을 준비중인 국제슬로푸드김포지부 회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참석했다. 이번 밥상을 직접 차린 오색오미밥상을 운영하고 있는 남희정씨는 어린시절에 먹었던 음식을 기억하면서 ‘추억의 맛’을 되살려 보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박진희 대표가 재배한 오이와 가지 등 유기 농산물도 장수에서 공수되어 요리되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미국의 사진작가인 마크멘지바(Mark Menjivar)가 음식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며 식습관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2007년부터 5년 간 냉장고를 촬영, 그 사회의 먹거리에 대한 담론을 던져주는 것을 보고 환경정의에서 도 ‘당신의 냉장고’ 사업을 진행한다는 설명이 있었다.

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면 자신의 냉장고 사진을 찍어서 카카오톡 ID eco4747 로 간단한 설명(ex. 가족구성원, 특이사항, 직업)과 첨부해 보내면 된다. (익명보장!) 이어 ‘대한민국 치킨 전’의 저자 정은정씨의 강의가 40분 정도 진행되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의 부엌과 음식의 종류와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고 어느 순간 양문냉장고를 갈망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숨겨진 욕망과 과소비에 대한 이야기였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기업의 판매전략속에 부엌은 오롯이 가족들을 위한 공간에서 벗어나 주방인테리어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에게 보여주고 자랑하는 공간으로의 의미가 더 커졌다. 조리하지는 않으나 집에서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주방속에는 어떠한 의미가 들어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