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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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의 특징은 신선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동 거리가 짧아 생산에서부터 소비까지의 시간이 짧아 신선하고 유통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에는 농민들이 스스로 가격을 정하고, 소비자들은 생산자가 누구인지 알면서 구입한다. 그래서 로컬푸드를 ‘얼굴이 보이는 먹거리’, ‘관계시장’이라고 부른다.

학교급식에서는 수의계약이나 입찰을 통해 식재료를 구입한다. 입찰의 특징은 저렴한 가격이다. 학교입장에서 보면 입찰 제도는 좋은 농산물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식이다.

그런데 입찰을 통해 구입되는 식재료는 대부분 로컬푸드가 아니다. 큰 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구입한 농산물을 학교에 공급하는 업체들이 다양한 품목의 로컬푸드를 공급하기란 쉽지 않다. 수의계약 방식도 로컬푸드를 학교급식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공급업체에서 몇 몇 지역 특산물을 적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경우에도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학교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입찰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입찰이건 수의계약 방식이건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농산물은 대부분 큰 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낮은 가격에 낙찰된 농산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농가에서도 학교급식을 목표로 무작정 다양한 품목을 재배하기가 쉽지 않다.
 
생산을 하더라도 학교에서 구입한다는 보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시장 경쟁력이 없는 품목도 재배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약재배가 필요한 대목이다. 그동안 농민들은 저농산물 가격 정책을 비판하며 농민 스스로 가격을 정할 수 없는 시장 현실을 한탄해 왔다. 이 과정에서 농민들은 생산비를 보장 받지 못하고 파산하거나 농촌을 떠났다.
 
그결과가 현재의 농촌이고,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다. WTO, FTA 등으로 세계 경제가 자유화되면서 우리나라 농업은 점점 경쟁력 없는 산업으로 전락해버렸다. 농민들은 급격하게 몰락해 갔고, 국민들의 식탁은 점점 수입농산물로 차려지게 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학교급식운동을 통해 학교급식 조례를 만들고 무상급식 정책을 도입했지만, 경매를 통한 농산물이 학교급식에 공급되면서 농민들은 여전히 생산비를 보장받지 못했다. 공급업체들이 값 싼 식재료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수입먹거리가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몇 몇 지자체들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만들어 로컬푸드 학교급식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았다. 따라서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급식과 지역농업 간에 상호 연관관계가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로컬푸드 학교급식 시스템을 가장 잘 구현해 가고 있는 곳은 경기도다. 경기도는 곤지암에 있는 경기도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를 통해 경기도 차원의 친환경학교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도내 26개 출하회와 계약재배를 통해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하고, 농민과 학교 관계자, 행정 등이 참여하는 가격위원회를 통해 농민들의 생산비가 보장되는 방향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지난2009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경기도친환경학교급식 시스템은 650여 계약재배농민들과 함께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최근 경기도가 시군단위 로컬푸드 학교급식 추진 시스템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한다. 로컬푸드의 특징을 제대로 구현하면서 학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