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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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

한가위에 가족들이 모이면 서로 묻지 말아야할 불문율이 있다고 한다. 10대에게는 대학 , 20대에게는 취직, 30대에게는 결혼, 40대에게는 경제 , 50대에게는 자녀에 대해 묻는 일이 그것이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죽기 살기로 일하고 살지만 젊은이 들은 3포 세대니 7포 세대니 하며 연애와 결혼, 취직과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게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경쟁에서 뒤처지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우리는 열심히 산다는 이름으로 죽기 살기로 달리고 있다. 우리가 어디로 달리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고 달려가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효암학원이사장인 채현국 선생은 ‘ 열심히 살 지마라’로 일갈하고 있다. 열심히 살다보면 사람은 안 보이고 일만 보인다. ‘돈과 명예와 권력도 중독이다’ 돈과 명예와 권력이라는 중독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삶을 바로 보고 사람을 보고 즐겁게 신나게 살아야 한다.
 
돈과 명예와 권력이라는 중독에서 벗어나면 자신을 찾을 수 있고 자신의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몇 해 전 서울의 어느 출판사에서 일하던 후배도 지리산 자락에 농사를 짓고 있다. 스스로 행복을 찾기 위해서 나선 것이다. 해마다 수많은 귀농 귀촌인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이제라도 자신을 찾고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해서 일까?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는 농촌에 오히려 돌아와 삶의 터전을 꾸리는 사람들은 돈보다는 사람이 그리워서 돌아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을 나누는 것을 통해 스스로 행복해 지려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돈보다는 행복이 먼저인 신인류 ‘호모 해피니스’가 탄생한 것이다. 이 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으며, 돈을 벌기위해 가족과의 휴식을 포기하지 않으며 ,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위해 직장을 다니는 새로운 인류인 것이다. 이들의 출현에 의해 세상은 바뀌고 있다.

신자유주의 미친바람에 휩쓸려 정신없이 달려가기만 하는 사람들에게 ‘왜 사는지’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 것인지’를 묻고 있다. 호모 해피니스가 삶의 영역, 곳곳에서 더불어 행복해지는 삶을 추구함으로서 세상의 뿌리부터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