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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칼럼]앉은뱅이 밀로 식량자급률과 밀자급률을 올리자[50호/6면/슬로푸드/김종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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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23  1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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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PDF 파일 지면 6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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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경남대 교수,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장

앉은뱅이 밀을 아시나요? 우리나라토종 밀입니다. 이 밀은 일제 강점기일본의 농학자들이 그 우수성을 알고 농림10호로 개량 하였으며, 미국의 농학자 노먼 블로거는 개량된 농림10호를 소노라 64호로 다시 개량해 전 세계에 보급하여 인류식량증산에 이바지한 공로를 크게 인정받아 197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1985년 이후 정부의 밀 수매중단과 밀 수입자유화 등이 이루어지면서 농민들이 밀농사를 거의 짓지 않는 과정에서 앉은뱅이 밀도 재배하지 않게 되는 멸종위기에 직면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3대째 100여년간 앉은뱅이 밀 도정업에 전념한 경상남도 진주시 금곡면 소재 금곡정미소가 이를 지켜와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2013년 기준 앉은뱅이 밀의 생산량은 90톤이었습니다. 사라져가는 종자와 음식을 지키는 프로젝트인 슬로푸드 생물다양성 재단의 맛의 방주에 앉은뱅이 밀이 등재된 후 언론에 주목을 받았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도 늘어 앉은뱅이 밀의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금년 2015년 생산량은 300톤이 되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앉은뱅이 밀의 경우 키가 작아 바람에 쓰러지지 않고, 병충해에 강해 무농약 또는 저농약으로도 재배해 높은 생산성을 올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 밀은 일반 밀에 비해 얇아 제분량이 많으며, 단백질 함량이 일반 밀의 경우 12%인데 비해 앉은뱅이 밀의 경우 8.3%로 소화불량 걱정 없이 먹을 수 있고, 글루텐 함량이 낮아 아토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또 국수의 경우 다른 밀로 만든 국수에 비해 현저하게 맛이 좋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앉은뱅이 밀 전문국수점도 생기고 있을 정도입니다. 앉은뱅이 밀이 알려지면서 앉은뱅이 밀 제품은 가격이 비싼데도 없어서 거의 못 팔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요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생산량을 크게 늘려도 판매에는 지장이 없으며, 때문에 농민의 농업소득을 올릴 수 있는 중요 작물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경남 진주에서 금곡정미소를 운영하면서 앉은뱅이 밀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백관실 대표는 빠르게 늘어나는 앉은뱅이 생산량을 감당할 수 없는 도정 시설 때문에 걱정하고 있습니다. 앉은뱅이 밀의 경우 다른 밀에 비해 밀이 단단하지 않아 다른 도정기에서는 도정할 수 없고, 맷돌식도정시설로 도정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앉은뱅이 밀을 도정할 수 있는 곳은 금곡정미소가 유일한데 현재의 도정시설(맷돌식 도정기, 저장고, 건조기)은 300톤이 한계이기 때문에 금년에 이미 한계에 이르렀고, 내년에 더 많은 앉은뱅이 밀이 생산될 경우 현재로서는 대책이 없는 실정입니다.

쌀 소비가 크게 줄어들고, 밀가루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현재 우리나라식량 자급률은 23%, 밀자급률은 고작 2%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앉은뱅이 밀 재배 확대는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밀가루와 제품을 공급하고, 식량자급률과 밀자급률을 끌어 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농가 소득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농민들이 이모작 작물로 앉은뱅이 밀을 심도록 장려하고, 앉은뱅이 밀을 도정할 수 있는 시설도 보충해야 합니다. 관계당국의 앉은뱅이 밀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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