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닷컴
오피니언오피니언 칼럼
[발행인칼럼]추락하는 쌀값에 날개가 있다[50호/7면/오피니언/발행인칼럼]
식량닷컴  |  mfood119@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10.23  10:21:37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Kakao Kakaostory 네이버밴드

50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지면보기

   
 
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

3년 연속해서 풍년이다. 풍년도 보통 풍년이 아니다. 지난 25년간 통계 가운데 생산량이 가장 높았던 2009년 300평당 534kg 생산된 이래로 지난해가 520kg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고 올 해 생산량은 지난해 보다 더 높아서 528 ~538kg으로 예상되어 역대 최대 풍년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쌀은 항상 해를 넘겨서 먹기 때문에 전년도의 생산량이 다음 해에 영향을 미친다. 2년 간 연속된 풍년이 쌀값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가는 쌀값하락의 조짐이 보이면 쌀을 모두 내다 팔려고 한다. 반면에 쌀 유통 업자들은 쌀값이 하락하는 조건에서는 나중에 손실을 우려해서 쌀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농협은 쌀값을 높게 책정하면 모든 쌀들이 농협으로 몰려들기 때문에 쌀 판매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쌀값을 최대한 낮게 형성해서 농협으로 쌀이 몰리지 못하도록 조치를 하게 된다.
 
쌀값이 떨어지는 상황에 맞닿으면 농가도 쌀을 보유하지 않고 유통업자도 보유하지 않고 농협도 보유하려하지 않으면서 쌀은 애물단지가 되게 된다. 그리고 각 농협은 자신들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 재고를 처리하는 수준으로 쌀을 팔기 시작한다.
 
쌀이 남아서 해를 넘기면 더 큰 손실을 보기 때문에 손해를 보면서도 경쟁적으로 쌀을 시장에 내 놓게 된다. 쌀 생산량이 적정 소비량의 2~3%만 초과해도 쌀값은 10%~20%로 추락하게 된다. 풍년을 탓해야 하는가. 태풍에 피해를 입지 않은 좋은 날씨를 탓해야 하는가. 열심히 농사지은 농민들을 원망해야 하는가. 쌀값이 추락하더라도 쌀 소비량은 늘어나지 않는다. 쌀값이 내린다고 밥을 더 먹는 사람은 없다. 팔리지 않은 쌀은 다시 끝없이 추락으로 이어진다.
 
이 악순환의고리를 누군가 끊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 농협은 미끄러져 내리는 쌀값을 1차적으로 지켜주는 제동장치 역할을 해야 한다. 전국 쌀 유통량의 50%이상을 책임지는 농협이 가격을 결정하면 쌀의 가격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농협들이 제각각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면서 쌀값 하락을 부추기게 된다. 농협은 기존의 쌀값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도록 스스로 제동장치의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쌀의 수매에 대한 책임을 농협에게 떠맡기고 농협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쌀의 수급을 조절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몇 년 전 쌀의 공급이 부족하던 시기에 수입쌀과 구곡을 혼합하여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쌀값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쌀값이 폭락하는 시점에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시장에서는 대책이 있을 수 없다. 올해는 쌀의 관세화 개방 첫 해이다. WTO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해인데 쌀이 넘쳐나는 것을 이용하여 밥쌀용 쌀을 수입하지 않아도 되는 국제적 명분으로 삼고 WTO에서도 허용된 대북지원을 적극 활용하여 쌀을 지키고 협상도 유리하게 이끄는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풍년으로 생긴 과잉재고의 악재를 WTO협상의 명분으로 삼는 전화위복의 지혜를 갖기 바란다.

식량주권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벼 재배면적으로 설정한 80만ha가 올해 무너졌다. 일인당 소비량이 줄고 있지만 경지 면적은 그보다 빠른 속도로 줄고 있고 한번 떠난 농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풍년 속에서도 식량위기를 보고, 과잉 재고로 WTO를 넘는 현명한 정부를 기대한다. 더불어 쌀 대북지원으로 남북 평화까지 만든다면 악재를 호재로 바꿀 수도 있다. 풍년이 큰일이 아니라 대책없는 정부가 큰 일이다.

추락하는 쌀값에 날개는 있는데 날개 짓이 없다.

< 저작권자 © 식량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식량닷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네이버밴드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Kakao Kakaostory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공지사항
제호명(매체명) : 식량닷컴(인터넷신문)  |  등록일 : 2012년 1월 26일  |  발행일 : 2012년 3월 1일  |  발행처 : 주식회사 식량닷컴
<본사>(10016)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대서명로 67-20  |  <서울사무소>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62길 9 산림비전센터 11층 1103호
전화 : 02-761-1448  |  팩스 : 02-761-1449  |  메일 : mfood119@hanmail.net
등록번호: 137-86-32185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경기 아 50341  |  대표이사/발행인 : 한기자  |  편집인 : 한기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기자
구독료 : 1만원/월(12만원/년)  |  구독료·광고비 : 주식회사 식량닷컴 355-0023-2307-53 (농협)  |  제보 및 구독 문의 : 010-5285-7951(이종원)
이사 : 한기자 김원봉 민동욱 박종아 안병권 이원영 정근우 정기환 정승모 정명옥 허헌중 | 감사 : 이래철 장성자
Copyright © 2012 식량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food11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