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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칼럼]매일 매일이 공개수업?[52호/3면/공공급식/영양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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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17  02: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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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 PDF 파일 지면 3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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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육공무직본부 영양사분과 기자단

그토록 가물었던 날씨가 주말동안 비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날씨는 여전히 찌뿌둥하다. 물기를 담뿍 머금은 탓일까? 사무실에서 학교 운동장에 보이는 나뭇잎은 더욱 더 샛노랗게 또는 더빠알갛게 옷을 갈아입고 있다.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본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을 넘어 겨울의 초입에 서있음을 새삼 느낀다.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 보면 한 해가 금방 지나간다. 신학기가 되어 새로운 얼굴을 익히려고 하다보면 금방 여름방학이고 덥던 여름을 지나 그 새로운 얼굴들이 내가 올려다보아야 할 정도로 훌쩍 커서 올 때면 참 반갑고 고마웠는데… 이렇게 예쁜 학생들이 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급식이 맛없다고 타박을 할 때면 난감하다.

한정된 예산으로 천여명에 이르는 모든 학생들의 입맛을 맞추어 줄 수는 없으니 급식은 잘해야 본전이고 하루하루의 점심시간이 무사히 지나가면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학생과 어른의 입맛은 다르니 이런 걸 세대 간의 입맛차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교직원들은 생선을 좋아하니 생선반찬을 급식에 많이 넣어주었으면 하고 학생들은 육류를 많이 달라고 하니 어느 쪽에도 집중적으로 맞추어 줄 수 없는 중간에 끼인 자의 고민을 급식 먹는 사람들은 알까?

봄에는 본교 졸업생이 교생실습을 나왔다. 남학생, 여학생 각 한 명씩. 재학생으로 있을 때는 밥이 맛없다고 그렇게 잔소리를 하더니 그사이 컸다고 학교 밥맛이 너무 좋단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면서 나보고 한마디 한다. 3,5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어떻게 이런 밥을 줄 수 있느냐고… 졸업생이긴 하지만 높임말로 정중히 대답해 주었다. “선생님, 정말 힘들어요. 그러니까 더 맛있게 식사하시고 후배들에게도 학교급식이 건강에 좋고 맛있는 거라고 잘 가르쳐주세요.” “네.” 하면서 쑥스럽다는 듯이 웃고 만다.

내가 거기에 몸담고 있을 때는 모르던 것을 다른 곳에 가서 느껴본 후에야 그 곳이 정말 좋았다고 말 할수 있는 현실..바깥에서 파는 식당 밥을 한 번도 아니고 거의 매일 먹어보지 않았다면 교생실습생이 어떻게 그런 물음을 할 수 있었겠는가?

학교에서는 이렇듯 어떻게 하면 좀 더 건강하고 맛있게 급식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할까 늘 고민을 한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매일 매일이 공개수업이라는 생각. 타 과목 선생님들은 학부모 공개수업을 많아야 일 년에 두어번정도 진행하고 나머지는 교실에서 학생들과 지식을 배우고 나누지만 우리는 매일 점심시간마다 평가 받는 분위기로 ‘오늘은 맛이 있네없네’라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급식에 대해 공개해야 한다면서 학부모 모니터링도 해야 하고, 검수도 학부모를 불러서 같이 해야 하고 점심도 먹어보고 평가해야 하니 매일매일이 우리에게는 공개수업인 날이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은 한 마디씩 보탠다.

“오늘은 우리 애가 좋아하는 것이 나왔네, 많이 먹으라고 해야겠다.” “ㅇㅇ무침은 우리애가 싫어하는데 뭐랑 밥 먹지?” 학교급식은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학교란 무엇인가? 학교의 역할이 단지 지식만을 전달해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식만을 배운다면 굳이 학제를 따라 학교에 보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지식을 배워 검정고시라는 제도를 이용하면 될테니… 또래들과 어울려 사회성을 배우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성과 교양뿐만 아니라 더하여 지식도 자라게 하는 것이 학교가 해야 하는 역할로 알고 있는데…

학교에서 주는 밥 한 끼는 단순히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만 많이 주면 좋은 급식이고 내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주면 형편없이 맛없는 급식으로 전락하고 마는 현실 앞에서 보이지 않는 유리벽을 느낀다. 매일 매일 하는 급식의 공개수업을 제대로 했으면 한다.

먹기 싫고 접해 보지 않았던 음식이라도 학교급식에 나오면 한 젓가락이라도 먹어볼 수 있게 설명을 하고 연장하여 가정에서도 이와 같은 교육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밥상머리 교육이라 하여 조금씩 사회에서 바람을 일으키는 듯 하더니 그것도 흐지부지 자취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먹는 것도 배우고 익혀야 내 몸에 좋은 것을 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식습관이 어느 날 갑자기 지식을 익히듯 외워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밥상 앞에서 매일 매일의 반복된 교육만이 미래의 일꾼들에게 제대로 된 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 꾸준한 교육시간,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올 수 있도록 몸에 배인 습관으로 식문화를 길러주었으면 한다.

지식도 건강한 신체가 있을 때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식습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수업시수의 할당과 더불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우리도 자격을 갖추고 항시 준비하고 있으므로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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