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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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말세라도 맞은 것처럼 연일 말도 안되는 상황들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수십년동안 지켜온 것들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고, 상식적이라고 여겨왔던 일들이 비상식에 의해 짓밟히는데도 세상은 냉정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마디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젠 작년이 됐다. 작년 11월 14일 쌀 개방을 선언한 정부에게 밥쌀용 쌀만은 수입하지 말아달라고 항의하던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사경을 헤매고 있지만, 정부는 냉정하기만 하다. 농민에 대한 위로는 고사하고 시위대들을 폭도로 몰아 30년만에 소요죄까지 적용해 구속해 버렸다.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 농민이 더욱 아타까운 것은 그가 민주투사였다는 사실이다. 군사정권에 맞서 감옥살이를 한 농민이 겪어야 했던 일들은 안봐도 뻔하다. 40여년간 농사를 지으면서 UR과 WTO를 겪고, 지난 2011년 11월 22일에는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통과되는 것도 보고,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점거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최루탄을 터트렸다 제명된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 모습도 지켜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듬해 4월 11일 치러진 선거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날치기로 처리한 새누리당이 제1당이되는 것도 보고, 통합진보당이 해체되어 가는 과정도 지켜보았을 것이다.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밝혀진 국정원녀의 댓글사건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2014년 7월 18일 그가 임명한 농식품부 장관이 쌀개방을 선언하고 2015년 1월 1일부터‘전면적인 쌀개방’이 시작된 것도 지켜보았을 것이다.

더욱 더 기가 막힌 것은 쌀개방 선언이후 국민들의 눈총이 따갑자 2개월 후인 2014년 8월 18일 ‘관세화513%와 밥쌀용 의무사용 폐지’를 지키겠다고 대국민 발표를 한 장관이 약속한 지 1년도 안 된 2015년 5월 8일 ‘밥쌀용 쌀 1만톤 입찰 계획’을 발표한 것도 지켜 보아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11월 14일 농민대회에 참여해 ‘밥쌀용 쌀 수입 저지’를 외치다 쓰러진 후 새해를 맞이한 시점에서도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쯤 되면 우리가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지 삼척동자도 다 알 일인데, 그런데도 새누리당의 지지도는 1등을 놓친 적이 없고, 정부는 쓰러진 농민에 대한 위로는 고사하고 2015년 12월 22일 또 다시 밥쌀용 쌀 3만톤 추가 공매계획을 발표했다.

이것이 쌀을 뺀 식량자급률 3%인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어떻습니까? 글로벌 식단으로 여러분의 건강은 안녕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