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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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꼭 밝혀지나? 요즘 드는 생각이다. 얼마전 인기있는 드라 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에서 아버지의 살인누명을 벗기고자 변호사가 된 아들과 권력자의 편에 선 검사, 양측 모두 ‘진실은 밝혀질 것’이 라고 주장하는 법정장면이 있었다.
 
물론 드라마의 끝을 보지는 못했지만 살인누명을 쓰고 사망한 아버지는 하늘에서라도 진실 싸움에서 승 리를 거두는 모습을 볼 것이다. 상식적으로 보면 말이다. 그것을 본 대부분의 시청자들도 아버지가 됐다가 아들이 됐다가 하면서 그동안 겪고 온 이들의 전쟁에 눈물, 콧물 흘리면서 진실이 밝혀지길 원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권력자의 편에 서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해 하는 모습에 분노하면서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아들의 편에 서서 응원을 보냈을 것이다. 정말 상식적으로 보면 말이다. 권력자인 일호그룹과 하수인 노릇을 하는 검사, 판사, 형사, 매수된 증인의 편에 서서 응원한 사람들은 없다. 사이코패스가 아니면 말이다.

시청자들은 ‘약자’이고 ‘당한 자’인 아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권력자는 일호그룹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일호그룹은 돈과 명예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모으고 거짓을 만들어냈다. 지금 경남의 ‘리멤버’, 학교급식 전쟁이 1년이 넘었다.

2012년 보궐선거로 권력을 잡은 홍준표 도지사가 2014년 재 당선되면서 ‘학교급식 감사’카드로 2014년 당선된 경남도 박종훈 교육감에게 칼을 들이 댔다. 이렇게 보면 두 권력자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무상급식정책의 출발로 돌아가보면 명백해진다.

어른앞에서 모든 아이가 ‘약자’이기에 무상교육이 필요했듯이 무상 급식정책도 모든 아이를 편견과 불평등에서 구함이었고, 그래서 어른들은 지난 시기 꾸준히 지자체를 통해 앞다퉈 무상급식 정책을 지원하고 응원해왔다. 우리는 약자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것은 진실이다. 지난 11일 홍준표 전 검사편에 선 박종훈교육감 주민소환운동본부가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만 4천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주민소환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명분은 ‘긴 시간동안 반목과 갈등이 우려된다면서 경남교육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라고 했지만 지난 12월 31일 중앙선관위가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서명부 허위작성자 5명을 현장에서 적발해 검찰에 고발’한 것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 힘을 갖는다. 당시 서명조작을 했던 현장은 홍 지사를 지지하는 모임 ‘대호 산악회’ 사무실이다.

소유자는 경남 FC 대표이사 박치근씨, 구단주는 홍준표 도지사다. 박치근씨는 서명관련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는 경고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관위로부터 경남개발공사 직원 20명이 경고 주의 조치를 받았고 김해, 통영, 양산 청사에 서명부가 나돌았다는 둥 남해군수 부인이 공무원과 동행하면서 서명활동을 했다는 둥 관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현장에서 압수된 경남 6개시군 2 만 4천명의 주소록 출처와 서명조작 배후조사도 부담이다. 주소록은 행정기관에서나 볼 법하게 새주소로 정리되어 있다. 인원도 어마어마해서 정당가입자나 시민단체 회원으로 볼 수도 없다. 서명조작 배후가 누군지는 최대 관심사다.

물 타기나 꼬리자르기가 어떻게 진행 될지 두고 볼일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51만 4천명의 서명부를 제출했을 시 돌아오는 부담이다. 이달 21일이 서명부 제출 마감일로 더 이상 시간이 없는데다 제출한 서명부에서 불법서명이 더 드러나면 도덕적 비난을 피할 수 없 다. 또 측근 수사가 진행중인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아이들을 볼모로 한 정치급식, 이젠 그만 끝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