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호 PDF 파일 지면 6면 참조

===>>지면보기

逢草 이권수

삼 나물은 본명이 ‘눈 개 승마’이나 울릉도 섬 사람들이 이 식물을 처음대할 때는 지금의 본명을 제대로 알았을 리 없었을 것이고 또한 딱히 지어진 이름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라는 모양새를 자세히 보니 마치 삼대처럼 키가 크고 곧고 길게 쭉쭉 뻗는 자람 새를 보면서 연상 되는 것이 삼(大麻) 이었을 것이며 또한 식물 잎사귀의 모습도 삼(麻)을 닮았으니 자연스레 ‘삼 나물’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을 것이다.

뿔 같은 형태의 순에서 시작된 여러 개의 가지에서 그 모양새 그대로 꽃대가 되며 꽃은 6-7월에 걸쳐 피게되는데 암 대는 하얗거나 붉은빛이 도는 우유색 꽃이 피어 결실하게 되지만 수대는 하얀 수꽃만 피었다가 수정 후엔 줄기만 남는다.

한방에서는 해독제, 정력제, 지혈제로 이용하며 편도선염에도 처방하여 쓴다. 또한 어린순을 생으로 데쳐서 우렸다가 초무침이나 초 회(膾)로 먹을 수 있으나 대부분은 데쳐 말린 다음 묵 나물로 초 무침이나 국거리로 이용하는데 예부터 울릉도에서는 명절이나 잔치 때는 필히 이 삼 나물로 고깃국(육개장)을 끓였으며 그 맛 또한 최고로 여겼다고 한다.

그리고 삼 나물의 채취시기와 그 먹는 방법은 잎이 핀 직후의 20Cm정도되는 순을 밑동을 잘라 그것을 데쳐 말렸다가 묵 나물로 쓰는 것인데 보통 1 - 3회에 걸쳐서 재차 수확할 수 있다.

한편 눈 개승마를 지금껏 얘기해온 먹거리만의 가치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돌려 보면 오히려 식용보다는 조경용으로 보는 편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그 이유라면 음지와 양지 또는 척박지, 연약지반 등 모든 환경을 막론하고 모두 다 적응할 수 있는가 하면 생존능력 또한 뛰어난 식물이기에 심은 후에 잡초관리의 문제가 가장 관건일수 있는 일인데 눈 개승마는 어떤 잡초와의 경쟁에서도 우점을 보이는 생장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 또한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탁월한 소재인 것이다.

삼 나물은 수년 전부터 농가에서 제법 돈이 되는 식물이 되었다. 수년간 관광지 음식으로 지속되어온 결과로 수요층 확대로 이어져 이제는 단순한 지엽적인 관광지의 산물을 뛰어넘어 서서히 전국적인 수요층으로 확대된 것 같고 이런 추세로 보면 당분간은 지속적으로 그 수요는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 삼 나물의 전성기가 도래한 것일까?

요즈음 울릉도에 가면 언제라도 삼나물 초무침을 맛볼 수 있다. 이제는 울릉도를 찾은 많은 사람들에게 긴 여운의 맛과 추억으로 남을 그 밥상 위에 항상 주인으로 올라와 비싼 소갈비 이상의 자랑스런 먹거리가 되어가고 있다.

삼 나물은 이제 먹거리나물의 경지를 넘어 동해의 싱싱한 회 감으로 변화하여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예견하건대 이제부터 삼 나물은 맛보다는 멋의 길로 진화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이 삼 나물의 시대가 온 것 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