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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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

지난 27일 위안부 할머니들의 1215차 수요 집회가 있었다. 24년이라는 세월동안 일본대사관 앞에서 하루도 거르지않고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다. 13살, 14살, 15살의 꽃다운 나이에 끌려가서 사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초를 겪고 일생동안 고통 속에 사시다가 용기를 내어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공식적인 집회를 시작한 것이다.
 
수요 집회는 단일사안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집회를 하고 있다. 그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이 용기를 내서 나섰건만 우리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최근에는 정부가 일본에게 100억 원가량의 돈을 받고 협상을 종결하는 것으로 결정해서 국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일본이 박근혜정부에게 사과하고 우리정부가 이를 받아들였다는 식은 피해당사자인 할머니들의 존엄을 다시 한 번 짓밟는 것과 같다. 더더구나 심각한 것은 이런 협상의 내용에 불가역적이라는 내용을 넣어서 다시는 일본에게 사과를 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발 더 나가 위안부할머니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오만한 태도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일본정부가 전쟁당시 성노예제를 운영한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과하는 것으로부터 모든 시작이 되어야 한다.
 
독일의 경우전쟁당시 유태인의 학살이 이루어 졌고 전쟁이 끝난 후 콜독일 총리는 피해자들의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독일 전역에 100여개의 추모공원을 만들었다. 또한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후손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며칠 전에도 자민당 총재가 위안부는 매춘부였다고 하고 아베총리도 전쟁범죄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고 있다. 그리고 소녀상을 철거해야 보상한다고 하고 있다. 일본은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에서 위안부문제는 숨기거나 왜곡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을 일으킨 가해자로서 전쟁을 벌이지 못하도록 한 자신들의 평화헌법을 이번총선 후에 개정하겠다고 하고 있다. 일본은 단 한 번도 위안부 할머니들에 무릎 꿇고 사과한 일이 없다.

최근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흐름과 오늘의 위안부 협상이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매일 말로는 민생을 얘기하면서 역사교과서를 손봐서 올바른 역사관을 갖게 하겠다는 것이 친일과 유신을 미화하는 역사관으로 왜곡하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본대사관앞 소녀상 주위에서 혹한의 날씨에도 대학생들이 노숙을 하며 우리정부의 철거위협으로부터 소녀상을 지키고 있다. 소녀상을 지키지 못하는 정부는 위안부할머니도 지켜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우리정부가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전쟁국가로 가려는 일본으로부터 우리나라는 지킬 수 있을까?

일본 전역에 소녀상을 세우지는 못할 망정 우리나라에 있는 소녀상도 지키지 못한단 말인가. 부산의 일본영사관 앞에도 소녀상을 세우자는 국민들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충남 아산시에서도 소녀상을 건립하겠다고 벌써 아산 주민 1000여명이 목표액의 절반인 2천5백만 원을 모았다고 한다.

소녀상을 지키는 일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키는 일이고 우리나라를 지키는 일이다. 일본의 진실한 사과를 받아내는 일은 일본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진실한 평화의 나라로 우리와 이웃나라로 더불어 살아가도록 구원하는 일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한 사과를 받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