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호 PDF 파일 지면 4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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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경남대 석좌교수,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장

최근 우리나라에서 급증하고 있는 34개질병이 GMO 음식의 섭취와 관련이 있다는 <한국의 GMO 재앙을 보고 통곡하다>의 발간 그리고 농촌진흥청이 벼 GMO 재배를 할 것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GMO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식용 및 사료용으로 GMO 농산물이 매년 1,100만톤이나 수입되어 소비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GMO의 뜨거운 논쟁은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GMO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는데 일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전 세계 160개 국가의 회원과 함께 하는 슬로푸드운동은 GMO의 문제점으로 다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첫째, GMO 농산물이 안전성에 문제가 많아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유전자 농산물을 옹호하는 측은 GMO 농산물이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주로 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사람에게 문제가 안 된다고 하지만, 이미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둘째, GMO 농업이 생명의 기반인 생물다양성을 줄이고,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산업형농업의 확산으로 생물다양성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작물의 질병을 막고, 제초제 살포를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개발된 유전자 조작 종자의 확산은 농민들이 지켜온 수많은 종자, 특히 지역의 토종 종자를 사라지게 합니다. 이는 농부들이 갖고 있는 종자의 자유를 빼앗고, 농부들을 GMO 종자에 종속되게 합니다.

셋째, GMO 종자의 확산은 지역의 전통음식과 음식문화를 사라지게 한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지역은 풍토에 맞는 농업이 발전되어 왔고, 여기서 생산된 농산물로 만든 지역음식이 자리했습니다. 하지만 GMO 종자재배로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바뀌게 되면, 오랫동안 지역에서 전승되온 음식과 음식문화가 사라지게 됩니다.

넷째, GMO 재배는 수분(꽃가루 접촉)을 통해 다른 작물을 오염시킨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미 GMO 재배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에서 일어난 현실입니다. 우리나라에 GMO 벼 재배가 이루어지면 예상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다섯째, GMO 농업으로 생산된 농산물의 대량 공급이 이루어지면, 소비자들에게 GMO 섭취이외에 대안을 없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슬로푸드운동이 지적하는 것처럼 GMO농산물과 GMO 농업은 안전성 이외에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GMO 관련 논쟁은 GMO 농산물의 안전성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우리나라에서는 GMO 수입만 이루어졌고, GMO 종자의 재배가 되지 않았던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GMO는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나라가 GMO 최대 수입국이자 소비국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GMO 안전성에 대해 정부당국과 이해관계를 갖는 모든 단체들이 참여해 GMO의 안전성에 대해 연구하고, 그 연구결과를 공개해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34개 질병이 GMO 음식 섭취와 관련이 있는지를 규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또 농촌진흥청은 관련단체의 반대를 무시하고 GMO 벼 재배를 강행할 것이 아니라 반대단체의 주장과 의견을 경청해야 합니다.

GMO 벼 재배가 국민의 생명과 농업의 앞 날이 달려 있는 문제로 다루어야 합니다. 국민에게 알권리를 충족시킬 책임이 있는 언론도 공익 차원에서 GMO의 진실에 대해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