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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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는 4월 21일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을 23.8%라고 발표했다. 2010년 식량자급률 27.6%에 비해 5년 사이 4% 가량 하락한 셈이다.

지난해 24%보다는 2% 하락했다.(정부는 사람이 먹는 것만 식량자급률로 환산하지만, 본지에서는 동물사료까지 포함한 곡물자급률(정부주장)을 식량자급률로 표기한다)쌀 자급률은 101%로 2014년 95.4%보다 4.6% 상승했다. 쌀 재배면적이 833천 ha에서 816천ha로 2%감소했음에도 쌀 생산량이 4,230천톤에서 4,241천톤으로 증가한 이유에 대해 농식품부는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분석했다.

그런데 농식품부가 발표한 식량자급률 23.8%에는 주식인 쌀까지 포함된 수치다. 자급률은 소비량 대비 생산량과의 관계인데, 가정, 학교, 식당 등에서의 밥쌀, 밀가루 등 식용 소비량은 전년 4,807천톤보다 1.1% 감소한 4,754천톤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공용은 전년 대비 3.4%(4,320천톤 → 4,466천톤), 사료용은 2.8% 증가(10,381천톤 → 10,668천톤)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육류 소비량도 (‘00) 31.9kg → ('05) 32.1kg→ (’10) 38.8kg → (‘14) 45.1kg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주식인 쌀 소비는 줄어들고, 육류와 가공용 소비가 늘어나면서 쌀을 뺀 식량자급률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쌀밥을 먹지 않을 경우 100% 수입산 식재료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 농산물에 대한 소비가 이러한데 우리나라 농업이 온전할 수 있겠는가. 농민들이 농업을 포기하면서 농촌이 황폐화되자 정부는 귀농귀촌정책으로 농촌을 살린다며 요란을 떨고 있다. 전업농이 떠난 자리를 귀농인이 대신할 수 있겠는가. 결국 귀농인들도 또 다시 전업농들의 전철을 밟거나 새로이 유행하기 시작한 로컬푸드 직매장을 이용한 농사로 전환하고 있다. 전업적으로 농업을 해서는 살아 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나라에서 농업이 사라질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농업이 사라지면 어떤 일이 생길까.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석유)도 없고,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국방력도 없는 상황에서 식량마저 스스로 생산할 수 없다면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나라가 될 수 있다. 그 만큼 식량은 자주국가의 기초인 것이다.

그동안 수출을 위해 농업을 내어주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이처럼 하락하고, 점점 식량생산 기반인 농지마저 사라져 가고 있다. 당장은 수입농산물과 경쟁할 수 없다지만, 생산기반이 무너지면 후일도 기약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친환경학교급식경기도운동본부(상임대표 구희현)가 긴급제안을 통해 20대 국회 민생 1호법안으로 학교급식법 개정을 들고 나온 것을 환영한다.

현재 경기도에는 1,000여명의 친환경 계약재배 농민들이 친환경학교급식에 참여 하고 있다. 이러한 경기도의 학교급식 역사는 전무후무한 것으로, 개방화 시대의 농업 대안임을 증명해 오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민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친환경학교급식은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중학교 조차도 30%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정부의 재정적 한계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지원 50%를 골자로 한 학교급식법 개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고등학교까지 계약재배를 통한 학교급식을 실시할 수 있게 되면서 학교급식과 농업정책간의 연관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에 대한 국가지원이 이루어지게 되면 식재료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건강도 지켜낼 수 있게 된다. GMO, 방사선, 잔류농약 등의 오염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만 계약재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