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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의 울부짖음에 대답하는 메아리가 되어야 한다[63호/7면/오피니언/발행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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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13  2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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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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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청와대 앞마당에서 울부짖네! 수사하라! 사과하라! 처벌하라!

백도라지 씨는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져 180일이 지나도록 일어나지 못한 백남기 농민의 첫째 딸이다. 주말마다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살려달라는게 아니지 않느냐”“수사해 달라, 처벌해 달라는 것이다”는 외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지난 2015년 11월 14일 쌀값보장, 밥쌀수입 반대를 외치던 한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물대포를 맞은 여러 명의 사람들이 쓰러졌고 사용규정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 후 치안정감 6명과 치안감 24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 인사가 있었다.

이 중에는 물대포 진압과 관련된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경찰은 총궐기에 참여한 1000여 명이 넘는 집회 참가자들을 소환 조사했고, 이 중 700여 명 가량에 벌금 등 사법처리를 했다. 그렇게 많은 국민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이루어지는 동안 백남기 농민에게는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물대포 사용에 있어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조사조차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중앙역 앞에서 둘째딸 백민주화씨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국민 앞에 사과하라” 지나가던 네덜란드 사람들이 힘내라며 안아주고 지켜보던 네덜란드 경찰도 다가와서 사연을 듣고는 같은 경찰로서 미안하다고 말을 건넨다. 수사해 달라, 사과해 달라는 너무도 당연한 일을 1인 시위를 하며 요구해야하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너무나 안타깝다.

백남기 농민의 상태는 점차 위중해져서 생명이 위독한 순간을 여러 번 넘기며 생명의 불씨가 점점 꺼져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더 이상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지난 20대 총선을 통해서 새로운 국회가 구성되고 있다. 20대 국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일, 낡은 정치를개혁하는 일 등 많은 과제들이 있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일이 20대 국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영국에서도 우리처럼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한 명이 실명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더 이상 시위진압에 물대포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우리는 물대포로 백남기 농민을 죽음에 이르게 하면서도 대통령은 사과도 없고 검찰은 조사도 없는 절망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 대통령이 하지 않고 검찰이 하지 않으면 이제 국민이 해야 한다.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가 청문회로 대답해야 한다. 국회만이라도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에 메아리가되어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 절규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대답하는 메아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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