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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칼럼] 규모화는 대안인가?[지면68호 7면/오피니언]
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소장  |  mfood1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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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15  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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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장
벌써 전남의 조생벼 수확이 시작되고 햅쌀이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40kg조곡기준 57000원대를 유지했던 조벼는 농협이나 상인들의 매입의지 자체가 없어 아예 가격형성 자체가 안되고 있다. 농가들 사이에서 대략 47000원대가 형성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데 이것도 바램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호남에서 올해 나락값 예측은 40kg 조곡기준 4만원을 밑돌것으로 나오고 있다. 올해는 아마도 사상최저로 쌀값이 하락할 것 같다.
2004년 2차 쌀시장개방 이후 쌀값은 매년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그에 따라 농업의 형태와 방식이 많이 변화했다. 8년전 무안군 몽탄면의 쌀경작농가를 조사했을 때 1200호 정도 였는데 지금은 논농업직불금 수령농가가 737호로 약 500농가가 줄었다. 향후 몽탄농협의 조합원수 최저치를 600명 내외로 바라보고 있어서 향후 5년내로 100여농가가 더 줄어들 것 같다.

정부는 쌀시장을 전면개방하면서 규모화만이 대안이라고 주창해왔고 농가들 또한 이에 대한 이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정부가 말하는 규모화가 논농업에서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규모화가 끊임없이 확장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땅이 면적이 작고 한정되어 있으며 매년 엄청나게 농지면적이 줄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몽탄면을 예로 들어 규모화의 대안적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자 한다.

현재 몽탄면에서 벼농사를 경작하는 농가는 737호이며 면적은 대략 200평기준 1만3천마지기 정도며 이중에서 3천평(1ha) 미만 경작농가가 490호인데 490호의 농가가 경작하는 전체 논면적은 3200여 마지기다. 그러니까 나머지 250여 농가가 1만 마지기를 경작하고 있다. 이중에서 백마지기 이상 경작농가가 대략 40호정도로 1만 마지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210농가가 5천 마지기를 경작하고 있다. 평균으로 치면 20여 마지기다. 3천평 미만농가가 만약 100호가 줄어든다하여도 600마지기가 넘지 않는다. 이말은 현재 일정정도 규모화된 농가들이 향후 규모화 확대가능 면적이 600마지기 정도라는 것이다. 500농가로 나누면 평균 1.2마지기정도다.

이 예측 결과대로라면 쌀농업의 규모화는 사실상 끝났다. 더 이상 규모화는 진전되기 어렵다. 이미 지난 10년동안 한국농업의 구조조정이 거의 진행된 상황이다. 이분석에 의하면 현재도 미래도 몽탄면의 중심적 농업형태는 소규모(농가당 논면적 20마지기 내외)에 기반한 복합영농이 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수익적 측면에서 분석을 해보자면 현재 쌀값에서 소작농의 경우 백마지기를 경작해 2000만원의 순수익을 보장받기 어렵다. 4인가족 기준 2000만원으로 생활이 보장되기 어렵다. 정부의 논리대로 한 품목으로의 전업화도 기대치일뿐 현실적 상황은 아닌 것이다. 몽탄면에서 백마지기 이상 경작농가 즉 절대대농 또한 벼농사를 통해 안정적 소득보장이 안되는 상황이고 다른 품목을 겸하거나 또다른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야 그런다치고 왜 농민들이 규모화를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일까? 농민들과 대화를 해보면 대부분의 농민들이 규모화만이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그 주장의 이면에는 지난 10년간 진행되온 구조조정이 인식의 저변에 깔려 향후에도 그럴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치가 담겨있다. 농민들의 이런 인식의 반대편에 구조조정은 막바지에 이르렀고 농업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7,80대 고령농이 은퇴하면서 농촌인구가 줄어들기 보다는 도시 귀농귀촌자의 유입으로 농촌인구는 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농지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귀농귀촌자의 유입으로 향후 규모화는 지속적으로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규모화의 최대맹점은 1%중심의 대농생존이라는 극히 파괴적 농업정책이라는데 있다. 정부가 주장하는 규모화는 농업의 붕괴는 물론이며 농촌의 파괴를 담보로 설정하고 있다. 규모화가 진행될수록 농촌과 농업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파괴되어 왔다. 2004년 이후 농민들은 수입개방에 따른 농업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내적 구조조정 즉 소농의 퇴출을 통해 내부적으로 해결해왔다. 그러나 더 이상 정부의 저곡가 정책에 맞서 농업내적으로 농업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이유는 앞서 제기했듯이 구조조정이 끝이났기 때문이다.

싸울것인지? 제살을 뜯어먹을 것인지? 선택은 농민들의 몫이다. 이렇게 주장한다해서 당장에 농민들이 쌀값보장을 외치며 거리로 나서지 않을것이 분명하다. 아직도 대부분의 농민들은 규모화를 대안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규모화의 허구를 넘어 진정한 협동을 절실히 필요로할 때 그때 농민들의 저항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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