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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칼럼]유전자조작, 먹는 거 아니면 괜찮다?[지면71호 7면/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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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14  15:5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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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몇 년 전 제주대에서 유전자조작잔디를 개발하면서 본관 옥상에 시험재배를 시도하여 큰 문제가 된 적 있다. 제주대 측은 이를 자랑삼아(?) 언론에 보도했다가 호되게 곤욕을 치렀다. 당시 농진청 GMO 심사위원이 긴급소집되어 현장을 찾아가 사후처리를 확인한 적이 있다. 문제는 미국에서 훨씬 전에 시도했다 포기한 유전자조작잔디를 굳이 골프장을 위해 연구/개발하면서 먹는 게 아니니까 괜찮지 않냐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유전자조작모기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먹는 게 아니니까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은 우리나라의 몇몇 연구자들만 하는 게 아니었나 보다. 미국의 한 기업에서 꾸준히 유전자조작모기를 연구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 유전자조작모기는 교배를 통해 유전적 결함을 만들어 성충으로 자라지 못하게 하는 능력을 가진 모기이다. 이 모기를 뎅기열이나 지카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와 교배하게 하면 뎅기열이나 지카바이러스가 더 이상 퍼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참 그럴 듯하게 보인다. 사실 유전자조작잔디도 그랬다. 골프장에 제초제를 너무 많이 쳐서 인근 농지가 피해를 보니 제초제내성 유전자조작잔디를 만들면 제초제사용이 줄어서 인근 농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연구/개발한다는 말을 공공연히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서귀포시에 편입된 남제주군이 군유지까지 제공하면서 이 연구를 격려했다. 제주도 골프장에 새로운 미래가 펼쳐질 것을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먹는 게 아니니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특정 생물종의 멸종이나 개체수 급감이 항상 또 다른 생태계의 위험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온 상식 아닌가 말이다. 유전자조작모기가 일반모기를 없애면 그에 따라 그 모기의 천적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위협이 생태계에 닥칠 수도 있다. 오로지 지구 상에서 사람만을 기준으로 이로운 생물과 해로운 생물로 나누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 말이다. 그러나 유전자조작모기는 여기에 더해 더 큰 문제가 있다.

작년 우리나라에 주둔한 미군들이 우리 땅에서 탄저균 실험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때만 해도 처음이라고 주장했지만 파고들수록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전국적으로 미군기지에서 탄저균실험을 2009년부터 진행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전국민이 경악할 일이었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언제부터 얼마나 많은 미군기지에서 몇 차례나 탄저균 실험을 했는지 다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주한미군은 올해 이런 우리 국민들의 우려는 아랑곳하지 않고 새로운 생물무기실험을 우리나라에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생물무기실험의 대상은 다름 아닌 지카바이러스였다.

미국의 한 기업이 남미 등을 대상으로 지카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유전자조작모기를 개발하고 올해 여름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시도를 했다.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식약청이 이 시도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 이 유전자조작모기가 인류를 모기가 유발하는 질병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훌륭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유전자조작모기를 야외실험하려고 했던 플로리다는 그 허용여부에 대한 주민투표에 앞서 주민들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고 한다. 뭔가 이상하지 않는가? 미국이라는 나라의 한 기업은 지카바이러스로부터 인류를 구하겠다고 유전자조작모기를 개발하고 있고, 그 미국의 군대는 바로 그 지카바이러스를 이용해 생물무기를 만들려고 실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지금까지 유전자조작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자들은 끊임없이 이 기술이 인류를 기아로부터 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제 더 나아가 질병으로부터도 구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조작기술은 인류를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 기술을 가장 많이 독점하고 있는 나라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똑바로 보라. 그렇게 인류를 구하고 싶은 나라가 왜 같은 바이러스를 가지고 무기를 만들려고 하는지 말이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고 다른 한편으로 돈벌이를 하기 위한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 ‘병주고 약주고.’ 유전자조작기술이라는 것은 세상을 장악하기 위해 그들이 쓰는 다양한 수법 중의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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