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와 협동 활동은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전남에서는 도 단위로 조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자치와협동’을 준비 중에 있다.

71호에서는 경기도 김포시에서 농민운동을 하고 있는 김포시농민회 유경수 사무국장을 소개한다. 1991년 고향인 김포시 월곶면에 정착해 농민운동을 해 오고 있는 유경수 국장은 4만여 평의 논농사를 하면서 마을 이장과 월곶면 의용소방대 등 폭 넓은 대중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터뷰는 벼 수확으로 바쁜 10월 10일 저녁 9시 김포시 월곶면 군하리 유경수 사무국장 자택에서 진행했다.

<김규태 기자, 사진,정리=김영찬 기자>

 

실제로 그렇다. 벼 수확으로 보면 풍년인데, 방아를 찌면 제현율이 떨어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올해 가뭄의 영향이 크지만, 그렇다고 흉년이라고 할 것 까지는 아니다. 내 농사의 경우는 평년작으로 보면 된다.

 

30년이 아니라 10년 전 가격이라고 하는게 맞다. 현재 김포쌀은 80kg 한 가마에 작년대비 2만원 하락했다. 작년에는 16만원대 였는데 지금은 14만원대다. 도정협회에서는 1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농협은 아직 쌀값 결정이 안됐다.

 

도정협회에서 경쟁시군의 가격을 참조해서 가격을 정하면 중간유통상인 큰손들이 쌀을 가져간다. 김포시의 기준 가격은 강화쌀로부터 시작된다. 강화에서 쌀값을 결정하면 김포는 5천원 정도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결정해 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쌀이 남아돌면서 중간 유통상인들의 장난이 심해 농민들의 맘 고생이 크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야기 한 건 일반 도정가격이고 일반 시민들이 체감하는 소매가격은 또 다르다. 20kg 소포장 가격 5만원을 80kg 한 가마로 환산하면 20만원이 된다. 이러한 소비자 쌀 가격은 농민들이 받는 정미소 쌀 값이 내려가도 그대로다. 마치 한우 가격이 떨어져도 정육점 고기값이 그대로인 것과 똑 같다.

 

도정협회는 농민들의 쌀을 팔아서 돈을 주는 수탁판매를 한다. 그런데 농협은 농민들로부터 수매를 통해 쌀을 산다. 그래서 쌀값을 쉽게 정하지 못한다. 또 하나는 농협이라는 곳이 애매한 조직이라는 점이다. 공적인 조직도 아니고 수익을 못 내면 또 큰일 나는 사적인 조직도 아니다. 많은 이익을 남겨서도 안 되고 헐값으로 쌀을 팔 수도 없다. 이런 갭을 정부에서 공공성을 인정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데 정부는 농협에만 밀어놓고 빠져 나간다. 결국엔 농민과 농협이 싸움을 하게 되는게 현재 쌀값 결정 시스템의 문제다.

 

수도권에 한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타작물재배보다 더 큰 문제는 농업진흥지역을 해제하고 공장등을 짓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 땅값이 올라가지 논에다 콩 심는다고 땅값이 올라가나.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김포만 놓고 보면 실제적으로 부재지주가 60%가 넘는다. 쌀 재배를 축소하는게 정부 정책이다 보니 부재지주들이 이때다 하고 벼가 심어져 있는 논을 매립하고 있다. 농지 가격을 높이기 위함이다. 따라서 농업에 대한 철학이 전제되어야만 쌀값을 지켜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쌀이 남기 때문에 쌀 생산량을 줄이자는게 쌀 정책인데, 쌀이 남는 이유는 수입쌀 때문이다. 즉, 수입으로 쌀이 남게 되니까 농업진흥지역을 해제해 쌀 생산량을 줄이자는게 정부의 쌀 대책인 것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평화문화1번지인 김포의 경우는 항상 남북간 통일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쌀 문제도 마찬가지다. 함부로 남측만 생각해서 수요공급을 짜선 안되는 부분이다. 북한 주민들은 지금 굶고 반기아상태에 있다고 하는데 남북간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쌀이 남아도는게 아니지 않나. 핵개발로 인한 제제 때문에 직접적인 쌀 지원이 곤란하다면 우회적으로라도 쌀 대북지원을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쌀 대북지원은 남북 모두를 이롭게 하는 통일정책이다. 이런 부분을 생각해서 쌀 수급 정책을 내와야 한다.

 

고향에 정착한 지 20년이 넘었다. 처음에 내려왔을때는 농민운동만 했었다. 농민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 동네에서 젊은사람 왔다고 새마을지도자로 추천했지만 면에서 거부당하는 그런 때도 있었다. 지금은 새마을지도자를 마치고 이장을 하고 있고, 의용소방대 활동도 하고 있다.

농업 부분은 많이 미약하지만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알려 나가고 있다. 쌀 자체가 잠깐 남아 돈다고 해서 포기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쌀 농사는 이후에도 계속 지을 생각이다. 또 김포의 특성이 북한과 인접해 있어 쌀을 통한 통일에 대한 소명의식이라고 할까 이런게 있다.
 
또 하나는 올해에도 아파트연합회하고 김포쌀 연합회 직거래 협약을 맺었다. 신도시지역 아파트연합회와는 벌써 몇 년째 농산물직거래사업을 해오고 있다. 옛날에는 농업문제라든가 농업농촌농민 이야기를 하면 주변에서 박수치고 호응해주고 했는데 지금은 다 어려워한다. 농업 뿐만이 아니라 청년, 기타 다른 부분까지도 모두 어렵다. 그래서 서로 남을 돌아볼 경황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농민운동만 하는게 아니라 동네일도 보고 의용소방대 활동도 하고 하면서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농대(건국대 농대 84학번)를 다니면서 농촌봉사활동을 많이 다니다가 이후에 삶을 결정할 때 농사를 지으면서 농업농촌을 개선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내려오게 됐다. 1991년도니까 25년이 넘었다. 처음엔 농지도 많지 않아 논농사 3천평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농사가 적어 건축일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생활했는데, 지금은 4만여평의 벼농사를 하고 있다.

 

나에게 있어 전농은 농민운동의 핵심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동안 전농이 여러모로 진통을 겪고 그 과정에서 농민운동이 많이 위축되었지만, 전농은 여전히 농민운동의 중심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어디서 어떤 활동을 하든 전농의 정신을 잊지 말고 활동했으면 좋겠다. 이러한 바탕에서 자치와 협동의 싹이 튼 것이라는 것을 늘 생각했으면 좋겠다.

또 현장의 활동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큰 맘먹고 심지 굳게 내려와서 길게는 몇 십년까지 살아온 분들도 있는데, 다른 장으로 가지 말고 계속 더 살아서 버텼으면 좋겠다. 처음에 생각했던 부분을 지치지 말고 계속해서 추진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을 다잡았으면 좋겠다. 살아서 버티는게 남는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