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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기 경기친농연 총출하회장 겸 파주친농연 회장 |
지난 8월말 성남에서 친환경 매장 활동가들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농사짓는 농민으로서, 경기도 친환경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식재료와 한살림생협에 공급되는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으로서 느낀 농업현실과 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였다. 귀농 15년. 농업을 직업으로 삼고 살면서 느낀 문제들을 이야기 하던 중 요즘 배추 한포기 가격이 1만원이 넘고 시금치 4kg가 12만원이 넘는다는데 배추나 쌀 가격의 적정 가격에 대해 물어봤다.
“배추 한포기의 적정가격은 얼마가 되어야 할까요?” 쌀 1kg의 적정 가격은 얼마인가요? 웅성웅성 잠시의 소란과 정적... 답이 없다.
도시 소비자는 어떤 기준으로 배추 한포기, 쌀 1kg을 비싸거나 싸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모두들 가격 기준을 모른다는 것이고 느낌으로 비싸고 싸다는 것을 느낄 뿐이란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
어느 순간 우리들은 농산물 가격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집을 구입하기 위해 혹은 자동차나 기타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수입 지출 계획을 세우며 준비를 하면서도 말이다.
집을 짓는 건설 업체가 집값을 결정하고, 자동차와 핸드폰을 만드는 업체가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농산물 가격은 누가 결정하는가?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가족의 밥상이나 우리 아이들의 밥상에 사용되는 식재료의 원가는 누가 결정하고 기준을 만들고 있는가?
적정 농산물 가격의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가족의 밥상과 우리 아이들의 식탁을 준비하면서 사용되는 농산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올해 배추 값이나 무값이 폭등하여 김장을 하지 않겠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보도로 나온 것을 보았다. 과연 배추 값이 비싸다고 하는데 배추 값의 적정 가격은 얼마가 되어야 할까?
농산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문가들조차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고 가락동의 시장 도매인이나 중간 유통업자들의 결정가격이 농산물 가격의 전부인줄 알고 있는 현실속에서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 농민들이 존재하며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농산물이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14일 보성의 농민 고 백남기 농민어르신께서 전국농민대회 때 올라와 주장했던 내용은 다른 아닌 농산물의 값을 보장하라는 것이었다. 대통령 선거당시 “농업문제 만큼은 직접 챙기겠다. 쌀값 21만원을 보장 하겠다”던 그 약속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라는 간절한 외침이 죽음으로 돌아오는 현실 앞에 농민들의 생명 값인 농산물의 가격을 국가가 나서 공정하게 결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도시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도시와 농촌이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첫 출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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