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서도 공식적으로 쌀값이 21년 전 가격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21년 전인 1995년도 쌀값도 13만원대이고 지금 쌀값도 13만원대이거나 그 당시보다 오히려 더 낮다. 비선실세가 대한민국의 농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 수 없다.

영향을 끼쳤든 아니든 지금 대한민국의 농정 현실은 1995년으로 돌아갔다. 대한민국에서 농정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하 모든 공무원들의 임금이 21년전 의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찌 하겠는가? 월급쟁이나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 또는 최저 임금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1년 전 임금을 받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농민을 얼마나 우습게 알았기에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쌀값 13만원은 농민을 우습게 아는 것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이 매일 먹는 쌀의 가치를 하챦케 여기고 있다는 증거다.

쌀 가격을 이렇게 폭락시키는 국가. 농민들의 가치를 21년 전으로 되돌리는 국가. 국민의 밥상을 이토록 천대하는 국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쌀값 21만원은 꼭 지키겠다고 약속해 농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당선되었다. 농민과 농업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한 대통령을 농민들은 믿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비선인 한 개인의 지시로 국정을 운영해 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탄핵이 기정사실화되는 요즘 시국을 보면 농민 백남기의 외침이 죽음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너무나 잘 알 것 같다.

쌀값이 이렇게 폭락했는데도 대책도 없는 정부를 향해 트랙터를 몰고 ‘쌀값보장,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광화문으로 향하는 것이 과격한가? 아니면 쌀값을 21년전 가격으로 떨어트리고 농가소득을 도시소득의 60%까지 하락시키고도 대안을 세우지 않는 대한민국 정부나 국회가 과격한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또다시 물대포로 농민들의 외침을 죽음으로 답할 것인가? 쌀값은 농민값이라 하지만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시 세끼 밥상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이어주는 쌀은 온 국민의 생명줄이기에 21년전 쌀값을 만든 대한민국 정부는 모든 농민들과 국민앞에 석고대죄 사과하고 총력을 다해 대책을 세우는 노력에 집중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