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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석찬 송탄출하회 회장[75호 8면/친환경]
"농사는 자식 키우듯 하면 내가 한 만큼 행복 주고 돈 줘"
김종훈 기자  |  mfood11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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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9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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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서탄면 회화리. 추수가 끝난 황량한 들판 한 가운데 커다란 비닐하우스가 있다. 세어보니 10동이 넘는다. 논 가운데 있는 비닐하우스라 안에는 무슨 작물이 자라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전화로 알려준 주소가 입력된 네비게이션이 이곳을 가리킨다.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다. 하우스 안에 공석찬 회장(60)이 있을 터. 공 회장은 송탄출하회 회장을 맡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규모가 엄청나다. <김종훈, 김영찬 기자>


- 딸기향이 가득하다. 그런데 일반 딸기를 재배하는 하우스와는 다르다.

“100m 길이 하우스가 10동입니다. 한 동 안에는 세 줄로 딸기가 자라고 있고요. 일반적으로 땅에서 재배하는 것을 토경재배라 하는데 이곳은 고설재배라고 땅 표면에서 1m정도 사람 허리 높이로 단을 만들어 그곳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방법입니다. 딸기가 자라는 흙도 일반 흙이 아니고 딸기 전용 베드인 피트모스를 깔아 놓은 것입니다.”

피트모스(peat moss)란 습지에서 자라는 이끼 종류가 부식되어 쌓인 흙처럼 생긴 것이다. 공 회장은 피트모스를 깔고 그 위에 딸기 모종을 심어 재배한다. 피트모스 안에는 관이 지나가는데 관 속에 각종 영양소와 물이 지나가도록 만들어 타이머만 맞춰 놓으면 알아서 물과 영양소가 자동으로 공급된다.

“돈은 많이 들지만 나이 먹은 농부들이 편하게 농사지을 수 있는 시설이지요. 허리가 안 아프고 탱크에 물과 영양제만 넣어두면 자동으로 알아서 공급되니 무척 편리합니다.”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촘촘히 비닐이 깔려 있는 하우스의 바닥은 신발을 신고 들어가기가 미안할 정도로 깔끔하다. 하지만 이 정도 시설을 갖추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여기 하우스는 한 동이 150평해서 총 1천 500평정도 됩니다. 시설비로 1억 5천만원이 들었습니다. 3년 안에 비용을 뽑아야 하는데 다행이 올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피트모스는 한 해 사용한 다음에는 보충해주면 됩니다. 보통 3년까지 사용하고 4년째에 교체해 주어야 합니다. 피트모스 가격은 평당 1만원정도 합니다.”

■ 딸기는 전량 학교급식에 납품돼… 올해 처음 딸기 재배 시작
송탄출하회는 설립된 지 5년. 현재 회원은 18명이다. 송탄출하회의 작목은 방울토마토, 오이, 호박, 가지, 딸기 등 과채류. 공 회장은 3년 전에 출하회에 가입해 올해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경기도는 다른 곳과는 달리 친환경 농작물 재배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물량이 많아 계약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도 일반 관행농법으로 호박을 재배하다가 친환경으로 바꿨습니다.”

송탄출하회 회원들이 재배한 과채류는 학교급식에 50~60% 정도 납품되고 남는 물량은 시장에 출하된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친환경 농산물 가격은 일반 관행 농산물보다 10~20% 정도 밖에 안돼 친환경 재배를 위해 들어간 노력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금액이 아니다. 공 회장은 모험을 걸었다.

“경기도 학교급식에서 딸기 수요가 100이라면 경기도 내에서 키운 딸기는 30밖에 안됩니다. 나머지 물량은 경기도 밖에서 조달하고 있습니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이 모자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딸기를 재배하기로 마음먹고 공부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 시설을 만들고 올해부터 딸기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자 안 내고 살 만하다 했더니 또 일을 벌인다고 집사람의 반대가 심했지요. 하지만 제가 아직 젊으니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급식에는 500g 한 팩에 17개 들어가는 특품과 23개 들어가는 상품 딸기만이 들어갈 수 있다. 크기가 커야 한다는 것. 나머지 크기가 작은 딸기는 시장으로 나간다.

“올해 처음 시작한 것이지만 특품과 상품이 전체 수확량의 80% 정도 차지하고 있습니다. 딸기의 경우 판로걱정은 없는 셈이지요.”

■ 친환경은 힘들어 많이들 포기하지만 나아갈 길은 친환경뿐
소비자들이 갈수록 무농약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는 요즘 많은 농부들이 친환경으로 농사지으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잡초제거와 병해충 방제의 어려움 때문.

“송탄에 300여 농가가 있는데 친환경으로 농사짓는 사람은 우리 출하회 회원 18명뿐입니다. 친환경 농업은 육안으로 볼 때 병이 들었다 하면 그 해 농사는 그냥 아웃입니다. 일반 관행에서는 살충제를 서너 번 뿌리면 다시 살아나는데 친환경에서는 그냥 갈아엎어야 합니다. 1년 내내 관찰하고 미리미리 예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출하회에 가입하면 계약재배로 안정된 소득을 기대할 수 있으니 힘들다 해도 출하회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을 터.

“현재 인증센터에서 잔류농약을 검사할 때 회원 중 4명만 걸려도 그 출하회는 1년간 정지됩니다. 그래서 출하회에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땅 속 농약이 없어지는 데 걸리는 2년 동안 유예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회원들이 노하우도 전수해주며 적극 도와주고 있습니다.”

■ 작물은 애기 키우듯 하면 다 성공할 수 있어
출하회를 이끌면서 아쉬운 점도 많은 공 회장. 친환경 농업인들이 고민하는 판로 개척은 송탄출하회도 비껴가지 못한다.

“학교급식만 바라봐서는 계약량 자체가 적어 친환경으로 열심히 농사 지은 작물을 전량 납품할 수 없습니다. 학교급식 외에 공공급식에서도 친환경 농산물 사용을 강제하는 등 출하회가 발전하려면 관에서 많은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학교급식 납품 물량이 적다보니 많은 과채류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소득 창출을 위해 체험농장을 만드는 것이 추세.

“체험이라는 것이 단순히 농작물만 가지고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복합적인 공간도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우리 출하회에도 테마파크식으로 아이들이 뛰어놀고 딸기 체험도 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꿈입니다.”

평택이 고향인 공 회장.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결혼도 하고 사업도 일구었다. 그러다 고향으로 다시 내려온 것은 지난 1999년.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이제는 농사라면 어느 정도 알 것 같단다.

“작물 키우는 것은 사람 키우는 것과 같아요. 애기가 백일 돌 지나 성년이 될 때까지 정성들여 키우듯 작물도 열매를 맺을 때까지 정성을 들이면 다 성공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한 만큼 열과 정성을 들이면 행복 주고 돈도 줍니다.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직업은 이것 말고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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