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청정지역이라고 알고 있던 우리나라가 얼마 전 농진청이 나서서 아무런 격리장치도 없는 노지에서 GM쌀 시범재배를 하고 있는 것이 알려져 전북지역농민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모든 식물은 성장하면 화분(꽃가루)을 통한 열매(알곡)를 맺기 때문에 GM화분은 나비, 벌은 물론이고 그 어떤 날벌레 종류나 새와 바람에 의해 어디든 날아가므로 보통식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
 
그 때문에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GM작물은 기본적으로 이중 삼중으로 밀폐하고 격리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국내최대 쌀 산지인 김제평야 옆에서 특별한 밀폐조치 없이 GM벼 시범포를 설치하고 재배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은 어마어마한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천만한 사고를 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GM작물의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바람 불면 촛불은 꺼진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말처럼 GM작물에 대한 국민적 저항도 시간가면 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GM벼를 조만간 상업화할 계획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현재 GM벼는 제초제・병해충・가뭄・환경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과 뿌리생장조절, 레스베라트롤・토코페롤 합성 및 플라보노이드・키노티노이드 생합성 등 기능성GM까지 무려 72건의 연구가 마무리단계에 와 있다. 언제 국내GM쌀이 밥상에 오르게 될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최근 문제시 된 인도산 GM찐쌀 수입논란에서도 보듯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GM쌀 수입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앞서 2005년에도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중국내 미승인 GM쌀이 한국, 일본, EU 등으로 수출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고 2006년에는 미국농무부(USDA)의 발표로 미승인 제초제내성GM쌀의 유출사고가 알려졌다.

그런 이유에서 이제는 친환경급식을 위해 수시로 잔류농약검사를 하듯 누구든지 쌀에 대한 GM혼입여부검사를 해볼 수 있어야한다.

그런데 GMO혼입여부 검사는 너무나 허술하다. 식약처가 고시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는 해충저항성 Bt쌀에 대해서만 검사방법이 명시돼 있을 뿐, 제초제 저항성에 대한 시험방법은 명시조차 없다. 또한 GMO검사기관이 전국 6곳에 불과하며 쌀에 대한 검사가 가능한 곳은 단 1곳뿐이다. 1곳은 쌀을 제외한 사탕무, 카놀라 등 4가지 품목만, 나머지 4곳은 콩과 옥수수 2가지 품목만 가능하다고 한다.

결국 GM쌀을 검증할 전문기관은 전국 1개소뿐이고 그것도 72종의 GM벼 중에서 해충저항성 1가지 밖에는 확인되지 않는 게 대한민국의 식품안전 현실이다. GMO기업들은 진화를 거듭해 2세대를 넘어 GMO와 GMO를 교배하는 단계까지 발전해 소비자를 속이고 있는데 오히려 정부는 그마저도 민간검사기관을 앞세워 GMO검사를 기피하게 하고 있다니 정말 자괴감이 든다.

GMO독성 검사는 단 한차례 투여하고 14일동안 별다른 증후가 없으면 안전하다(단회투여 독성시험)고 단순 무식하게 판단하는가 하면 GMO 혼입여부 검사조차 정치적 제약으로 막혀 있는 상황에서 우리밥상이 어디까지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특히 아이들이 먹는 학교급식의 GMO식품 유입은 철저히 관리하고 차단되어져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이 요구하고 있는 ‘GMO완전표시제’나 ‘NON-GMO 식품’요구를 끝까지 반대하고 벌금 같은 강경한 규제로 국민의 입을 막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학교급식을 통해 교육과 건강, 농업을 동시에 발전시키자는 국민적 합의에서 친환경급식이 일반화된 지금, 식재료 조달에 정부가 개입하여 eaT를 활용, 여전히 최저가 입찰을 유지하도록 하면서 친환경급식의 상한을 유기농으로 업그레이드 시키지 않는 점이나, 폐지된 저농약 인증의 대안으로 GAP를 강제하고 있는 것이나, 자꾸 같은 맥락에서 의심스럽다.